연초부터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증 우려…"올해도 개선 힘들어"
2016-01-31 12:19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면서 연초부터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우려가 높아졌다. 아울러 이상기온 현상으로 올 여름 침수 피해마저 늘어나게 되면 올 한 해 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0%, 현대해상은 94.1%로 추정되고 있다. 동부화재는 같은 기간 90.1%, KB손해보험은 93.3%, 메리츠화재는 98.3%로 각각 전망된다.
특히 12월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는 시기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77%를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로 보고 있지만 이미 주요 손보사들이 이 수준을 넘고 있어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보험 영업적자는 지난 2013년 7981억원에서 2014년 1조1017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자동차보험 영업적자는 1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이달 들어 기록적인 한파가 시작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대한 우려감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제주 등 폭설로 피해를 본 지역을 대상으로 보험사들의 긴급출동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농·어업 등 피해에 대해 추정 보험금의 50% 이상을 신속히 지원토록 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12월에 눈이 많이 오면서 사고율이 급증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한 달 밀려 예상했던 것보다 한파와 폭설 기간이 길어졌다"며 "연초부터 손해율 급증이 우려되는 만큼 올 한 해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상기온에 대한 우려는 손해율이 높아지는 여름에도 적용된다. 7~8월 장마철에는 홍수 등으로 인해 긴급출동서비스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차량 피해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슈퍼태풍마저 예상되고 있어 손보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해상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8% 인상했다. 지난해에는 AXA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 등이 보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손해율을 개선할 정도의 큰 폭이 아니다"라며 "올 하반기 시행이 예정된 외제차량 보험료 인상 등도 당장 손해율 개선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계는 다른 방향으로의 비용절감 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