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이계순(41) 삼성화재 책임은 지난해 가을 경기도 가평에서 일어난 오토바이 교통사고에 주목했다.

해당 사고는 뺑소니로 접수됐으나 사고 현장에 나가보니 수상한 부분이 한 둘이 아니었다. 사고 현장에서 이계순 책임의 직감이 작동했다. 그는 보상지원업무에서만 17년 동안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이었다. 이계순 책임은 “당시 뺑소니 사고가 아닐 수도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고로 파손된 오토바이도 의심을 더했다. 그는 “당시 사고 오토바이가 흔히 볼 수 있는 배달용 오토바이와 달리 크기가 컸다”며 “오토바이가 쓸린 방향 등을 살펴보니 뺑소니 사고라고 하기에는 의심쩍은 부분이 많았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직감만으로 보상 업무를 진행할 수 없었다. 이계순 책임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주변을 살피다가 인근 중식당의 CCTV가 도로 쪽을 향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중식당을 찾아 CCTV 영상 확인을 부탁했지만 기대와 달리 주인은 완고했다. 이계순 책임은 “쉽게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는 안했지만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며 “사정을 설명했지만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 사이 오토바이 운전자는 뺑소니를 주장하며 치료비 2000만원, 장애발생비용 5000~6000만원 등의 보상을 삼성화재에 요구했다.

부담감이 날로 커졌지만 이계순 책임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끈기를 갖고 중식당 주인 설득에 나섰고 방문 3번 만에 CCTV 영상 확인을 허락받았다.

이계순 책임은 “영상을 보니 오토바이가 균형을 못 잡고 혼자 넘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변으로 차가 지나가는 등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결국 피해자의 단독사고 임이 밝혀졌다.

뺑소니 사고라며 거짓주장을 펼치던 운전자는 사실 확인 후 요구하던 모든 비용을 받지는 못했지만 가입 상품 보장 내역에 따라 일부나마 보상 받을 수 있었다.

이계순 책임의 사례는 보험업계에서 우수 사례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또한 정부와 보험업계도 이번 사례를 우수 사례로 인정했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와 손해보험협회가 시상하는 ‘정부보장사업 우수 보상센터 및 직원 시상식’에서 우수 사례로 인정되어 이계순 책임이 1등상인 국토교통부장관 표창을 받은 것이다. 

이계순 책임은 “사고 현장 조사부터 CCTV영상을 확보해 경찰에 전달하기 하기까지 3주가 걸렸다”며 “지난 1999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조사부터 보상금 지급까지 맡는 보상지원 업무의 경험이 이뤄낸 성과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