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성공 스토리] ②마윈의 고객최우선경영 "고객이 부모라면 주주는 외삼촌"
2015-12-17 15:55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고객이 왕이다”라는 말은 이제 진부하다. 기업가나 고객 당사자에게도 이미 ‘1+1=2’ 공식처럼 흔한 말이 됐다. 그런데 “고객은 영원한 신(神)”이라고 말하는 사나이가 나타났다. 고객을 왕처럼 모시는 데에서 더 나아가 고객의 주머니까지 기업이 불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미국발 금융 위기가 터지기 직전 모든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세계 경제에 문제가 생겼으니 모든 기업은 도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알리바바나 인터넷 업체는 다른 일반 기업처럼 특별히 어려움을 겪지 않겠지만 모든 사람이 위기를 겪게 될 것이므로 우리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알리바바의 주요 고객인 중소기업들이 앞으로 매우 심각한 생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고객이 추운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알리바바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적자생존의 잔인한 법칙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고객의 생존까지 챙기는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업가 마윈은 고객을 가장 큰 자산으로 여겼다. 알리바바의 모든 서비스는 고객이 수익을 내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전자상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마윈은 수익 창출이 뒷전으로 밀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유료화를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고객에게 가치 창출을 해주기 전에 돈을 받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먼저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다음 차례가 우리”라고 했다.
마윈의 목표는 세상 모든 사람이 전자상거래를 쉽게 하는 것이다. 마윈은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 장의 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회사 하이얼그룹이 쓰는 전략으로 하이얼 직원이 가전제품을 설치하기 위해 고객의 집에 방문할 경우 천으로 자신이 디딘 바닥을 깨끗이 닦는 서비스다.
마윈은 알리바바를 찾은 고객이 손잡이를 돌리면 물이 바로 나오는 상수도 시설처럼 일사천리로 신속하게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마윈은 이를 위해 야후 중국을 인수해 정보 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중국 우정국과 협력해 물류를 편리하게 만들었고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과 협력해 알리페이를 출시했다. 이 모든 과정이 오로지 고객의 편의를 위해 나온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