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김혜란 기자 =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탈당에 따른 거센 후폭풍이 시작됐다.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탈당' 가능성을 놓고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사퇴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야당을 향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새누리당은 집안 단속에 나섰다. '공천룰' 논의에 따라 계파갈등이 불거질 것을 염려한 것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안 전 대표의 탈당 이후 당내 물밑 움직임을 주시하며 향후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문재인 대표는 정국 구상 차 14일 부산 영도에 있는 어머니댁을 찾았고, 당은 대표 없이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현안과 관련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비주류인 문병호·황주홍·유성엽 의원은 15일 탈당 선언을 예고하며 지도부에 대한 압박에 들어갔다. 비주류 수장격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의총장에서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가 숙고하고 계시다고 하니 저도 좀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며 "제 거취 문제 뿐만 아니라 선거를 앞둔 야권의 상황에 대해서 깊은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연쇄 탈당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권대통합을 위한 구당모임'은 이날 문 대표 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구당모임은 "문 대표는 당 대표로서 작금의 상황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의 분열과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조속히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이 난국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 대표를 겨냥해 "의원들의 설득과 하소연을 아랑곳하지 않고 한 치의 유연성도 보여주지 않으며, 다시 상대의 양보만을 압박해 타협과 협상의 여지를 없앴다"면서 "대표 측근들 역시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으로 당내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를 줘 분열의 틈을 더 크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이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자, 새누리당은 '단합'을 외치며 야당과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여당은 친박(親朴·친박근혜)계에서 제안한 결선투표제 도입을 놓고 비박계가 부정적 입장을 내보이면서, 계파 갈등이 분출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야당이 분열하는데 언론에서는 우리 여당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면서 "절대 우리 새누리당은 그럴 일이 없어야 하고, 야당에 보란듯이 단결된 모습으로 선거를 치르는 그 때까지 모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당내 공천권 싸움은 그야말로 정치의 후진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며 "당내 분열과 갈등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우리가 당론으로 정해놓은 공천권을 국민께 돌려드리고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누누히 말씀드려왔지만, 당 대표로서 비례대표는 한 석도 추천하지 않겠다"며 전략공천에 대한 반대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의총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서청원 최고위원이 공천룰 논의와 관련해 "누구든지 사심을 버려야 한다"면서 "우리가 힘을 모아 나가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