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생수, 중국-나진항 거쳐 부산항 도착…5·24 제재 후 첫 민간 화물

2015-12-07 15:02
2010년 5·24 대북 제재 후 민간 상업용 화물로는 처음

[사진= 통일부 제공]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처음으로 중국 백두산 지역에서 국내 기업이 생산한 생수가 북한 나진항을 거쳐 7일 부산항에 도착했다. 5년만이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3차 시범운송 사업의 일환으로 이날 오전 9시 55분 중국 옌볜에서 생산된 생수를 싣고 북한 나진항에서 출항한 6600t급 일반 화물선 뉴글로벌호가 부산항 신항 제4부두에 입항했다.


애초 지난달 22일 부산항에 도착할 계획이었으나 북한 나진선봉지역의 폭설과 기상악화 등으로 2주가량 지연됐다.

이 배에는 농심이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백두산 지역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컨테이너 10개 분량(170t)의 백산수가 실렸다.

얼다오바이허에서 훈춘의 포스코현대 물류단지, 북중 육로국경인 훈춘 취안허(圈河) 통상구를 거쳐 북한 나진항으로 육로로 옮겨진 뒤 나진항 3호 부두에서 선박에 실려 부산항으로 왔다.

그동안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따라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산 유연탄이 벌크선으로 국내로 들어온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이번처럼 민간 상업용 컨테이너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들어오기는 5·24 대북 제재 이후 처음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는 남·북·러시아 간 사업으로 이번 3차 시범운송에서도 러시아산 유연탄 12만t이 시베리아 쿠즈바스 탄전에서 나진항까지 철도로 운송된 뒤 나진항에서 벌크선에 실려 광양과 포항으로 지난달 29일까지 총 3차례 옮겨졌다.

'중국→북한 나진항→한국 부산항' 루트를 통한 생수 시범운송은 나진항 물동량 확보를 통해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물론 앞으로 북·중·러시아 접경지역의 물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포석이 깔렸다.

포스코는 북·중·러시아 접경지역인 훈춘에 국제물류단지를 조성해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갔으며 현재는 중국 내륙 화물을 중심으로 창고 임대 및 보관업을 하고 있으나 향후 물류단지 활성화를 위해 국제화물 운송도 추진하고 있다.

백두산 생수를 싣고 온 뉴 글로벌호는 하역작업을 마치고 나서 이날 오후 6시께 북한 원산항으로 떠날 예정이다.

농심은 백두산 인근에서 생산한 백산수의 물류비 관리 차원에서 다양한 운송 노선을 검토하던 중 프로젝트 주관사의 시험사업 참여 요청으로 이번에 백산수를 북한 나진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왔다.

농심은 현재 백산수를 얼다오바이허 생산 공장에서 다롄(大連)항까지는 철도로, 다롄항에서 평택항 및 부산항까지는 해상 노선을 이용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대련항까지는 1000㎞, 여기에서 평택과 부산항까지는 각각 600㎞, 1000㎞ 거리다.

이번에 시도한 나진-부산 노선은 생산 공장에서 나진까지 차량으로 250㎞, 부산항까지 선박으로 950㎞로, 기존 노선보다 800㎞가량 거리가 단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