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룬궁 여성? 세계미인대회 참가 못해" 중국 일방적 비자 거부 논란

2015-12-04 16:26

[사진=유투브 가디언 영상 캡쳐]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미스월드 본선으로 가는 길이 또 다시 막혔다. 미스 캐나다가 '인권 발언'을 둘러싼 중국 정부와의 갈등 속에서 비자를 얻지 못하고 말았다.

중국 출신 아나스타샤 린 미스 캐나다가 파룬궁에 대한 소신을 밝히면서 중국에서 열리는 미스월드 대회에 참가를 거부당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결선이 중국 하이난(海南)섬 산야(三亞)시에서 열리는데, 아나스타샤에게는 중국 측에서 초대권이 오지도 않았을 뿐더러 비자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나스타샤는 5월 미스 캐나다 당선 이후 미스월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파룬궁이라고 밝힌 후 미국 국회에서 종교 탄압에 관한 증언을 하고 워싱턴포스트(WP)에 글을 기고하는 등 중국 인권 문제를 고발하자 미스월드를 개최하는 중국 측에서 그녀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아나스타샤 린 트위터]


그녀는 트위터를 통해 "난 홍콩에 왔지만 중국 정부 탓에 산야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고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에도 "다른 참가자와 달리 나만 초대장을 받지 못해 비자를 미리 받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미인대회의 슬로건은 '목적이 있는 아름다움'이고 내 목적은 억압된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캐나다로 떠난 이후 영화에서 수감된 파룬궁인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아나스타샤는 유년 시절 캐나다로 이주했다. 그녀는 "캐나다로 간 후 처벌의 공포 없이 자유롭게 생각하는 법, 내 의지대로 행동하는 법을 깨달았다"며 파룬궁을 믿게 된 계기를 밝힌 적이 있다.

그녀는 홍콩 공항에 나온 연합통신사에 "아버지로부터 인권활동을 그만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중국 당국이 아직 중국 본토에 살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대장을 혼자 받지 못해도, 아버지가 협박을 당해도 캐나다 대표로서 내 메시지를 공유할 권리를 위해 대회에 나갈 것"이라며 "검열되는 언론과 탄압받는 종교인에 침묵하는 미인대회 우승자는 나약함의 상징일 뿐"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언론은 중국 측에서 그녀를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명명해 입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정부는 아나스타샤 입장을 지지하지만 중국이 발급하는 비자 문제에는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