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중국 '몸집줄이기' 본격화...광저우 첫 매장 문 닫아

2015-11-17 16:44

루이비통이 최근 중국 내 매장 3곳을 줄이며 중국 시장에 대한 힘을 빼기 시작했다. [사진=루이비통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중국 내 매장 수 줄이기에 돌입했다.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루이비통이 지난 12일 12년 역사의 광저우 내 첫 루이비통 매장 등 중국 매장 3곳의 문을 닫았다고 17일 전했다.

이는 막대한 시장성을 믿고 중국 내 매장을 빠르게 늘렸지만 기대만큼 실적을 올리지 못한 데 따른 대응조치로 해석됐다.

이와 함께 루이비통의 중국 매장 줄이기 행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루이비통은 중국 30개 도시에 40개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내년 중반까지 현 매장 수의 20% 정도를 줄인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루이비통 측은 "베이징과 상하이, 항저우 3곳을 제외한 기타 도시 내 매장이 1곳을 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이 높은 주력 도시 외에는 힘을 빼겠다는 의미다. 이번에 문을 닫은 곳은 광저우 외 하얼빈과 우루무치 매장이다.

루이비통이 중국 내 몸집을 줄이고 나선 건은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매섭게 불고 있는 반(反)부패 바람, 중국 경기둔화, 해외관광을 통한 직접구매, 구매대행, 해외직구 등 다양한 변수로 중국 내 실적이 생각보다 부진한 때문이다. 

올 상반기 루이비통의 실적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제자리 걸음을 했는데 그 주요 이유로 중국 본토 수요 감소가 꼽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명품 구매족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일부 명품 브랜드의 상업화, 과도한 가격 등에 대한 불만이 생겼고 이것이 수요 감소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중국 내 몸집줄이기는 루이비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야심차게 중국 시장 장악에 나섰던 세계 명품 브랜드가 하나 둘 매장 수를 줄이고 있다.  

프라다의 경우 2014년 49개의 매장에서 올해 33개로 줄었고 샤넬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1개 매장만이 남았다. 아르마니 매장은 49곳에서 44곳으로 줄었고 버버리는 올 들어 10개 매장이 문을 닫아 68개 점포가 남았다. 내년에 5개 매장을 추가로 줄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