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70주년, 수송보국(輸送報國) 창업정신 이어 나간다

2015-10-29 16:14

지난 1979년 제주도 제동목장을 둘러보고있는 조중훈(오른쪽) 한진그룹 창업주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모습으로 두 부자(父子)의 취미는 사진찍기였다. [사진=대한항공]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카메라 앵글엔 어떤 세상이 담겼을까?

최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개막식에서 조 회장은 소장하고 있는 카메라를 직접 들고 전투기 비행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그의 취미는 사진 찍기다. 걸음마를 떼던 어린 시절부터 사진기는 그의 곁에 있었다. 짬짬이 찍은 사진으로 탁상용 달력을 만들어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2009년 사진집을 출간하기도 했고, 지난 2011년 10월에는 그가 직접 찍은 사진이 대한항공의 TV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

조 회장의 아버지인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석(靜石) 조중훈 회장도 사진 찍기가 취미였다. 부자(父子)는 함께 전 세계로 출장을 다니다 멋진 광경을 보면 잠시 멈춰 사진을 찍었다.

조 회장의 앵글엔 함께 취미를 즐기던 아버지가 담길 예정이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아 아버지의 전기(傳記)를 새롭게 발간한다. 중고 트럭 한 대로 시작해 대한민국 대표 육·해·공(陸海空) 기업으로 일군 이야기를 집대성했다. ‘수송보국(輸送報國)’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한진그룹의 재도약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조 회장은 11월 1일 한진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아 오는 2일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창립 70주년을 자축하는 의미로 육해공 물류업계 관계사와 임직원들 위주로 초청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아버지인 정석의 전기도 함께 발표하며 70주년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앞서 조 회장은 2012년 정석의 10주기를 맞아 행사를 크게 열기보다 조촐한 추모식과 함께 일대기를 담은 전기를 발행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정석의 일대기가 곧 한진그룹의 역사로 궤(軌)를 같이 한다고 판단했다. 아버지 기일 대신 그룹 창립기념일에 전기를 발간해 창업주의 창업정신을 되새기고 전 그룹 차원에 동기부여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출간되는 정석의 전기는 1996년 고인이 되기 6년 전 발간한 자서전 ‘내가 걸어온 길’의 내용을 토대로 하되 제목을 변경하고 임직원의 목소리도 더해 담긴다.

정석은 중고 트럭 한 대로 시작해 한진그룹을 육·해·공을 뒤덮는 종합운송 그룹으로 키웠다. 사명에서도 그룹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진(韓進)그룹은 ‘한민족(韓民族)의 전진(前進)’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해방둥이 기업으로 1945년 정석이 창업한 한진상사에서 시작했다. 한진그룹은 1969년 정부로부터 대한항공을 인수하며 급성장궤도에 올랐다. 이후 1977년 한진해운을 설립한 정석은 항공·해운운송 전문회사인 한진그룹의 틀을 완성했다.

수송보국이란 창업이념은 현재 조 회장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선친의 ‘수송외길’을 유산으로 생각해 문어발식 경영보다 아는 곳에 집중하고 특히 수송과 관련된 분야에 한 우물을 파고 있다.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2003년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를 대한항공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당시 취항 83개 도시에서 창립 50주년이 되는 오는 2019년까지 운항 도시를 현재 140개 도시로 넓힐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진그룹 70주년 행사는 창립기념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다음날 미뤄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출판기념회를 겸해서 육해공 물류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조촐한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