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새로운 당기율을 공개하며 9000만명에 육박하는 당원에 대한 감시·감독의 고삐를 더욱 당길 것임을 예고했다.

22일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전날 개정된 '중국공산당 기율처분 조례'를 공식 발표했다. 2003년 제정된 이 조례가 개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조례는 '당 중앙의 중요 정무에 대한 방침(정책)을 망령되게 논하고, 당의 집중과 통일을 파괴하는 것'을 네거티브 리스트(기율위반 목록)에 포함시켰다. 행위의 경중에 따라 경고처분, 직무박탈, 관찰처분, 당적박탈 등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조항도 집어넣었다.

중국의 사정·감찰 기구인 중앙기율위원회의 특약 감찰원인 마화이더(馬懷德) 정법대학 부교장은 신경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조례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당기율과 법률이 중복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법률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구 조례 조항 절반 정도는 형법, 치안관리처벌법과 중복됐다"고 말했다.

기존 10가지의 기율 항목을 정치·조직·청렴·군중·공작·생활 등 6개 기율로 재분류한 것도 달라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군중·생활 기율은 신설됐다. 마 부교장은 "항목마다 제시된 '네거티브 리스트'에는 제18차 당대회 이후 발견된 새로운 기율 위반 문제들이 포함됐다"며 무리를 짓고 사조직을 만드는 행위, 지연적으로 결탁하는 행위, 중앙을 망령되게 논하는 것 등을 예로 들었다.

중국 지도부가 사조직을 만드는 행위나 지연적 결탁 행위 등을 당기율 위반으로 명시한 것은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사건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중국 지도부는 저우융캉, 링지화를 잡아들인 뒤 이들이 오랫동안 당정, 기업 등에 구축한 방대한 지지 세력을 동원해 권력을 남용하고 온갖 부정부패를 저질러왔다고 비난해왔다.

중국은 지난 12일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이 조례와 '중국공산당 청렴자율준칙' 개정안을 심의 통과시켰지만 당시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공개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