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 M&A '재시동' 예비 실사 들어가…이번에는 매각 성공할까?

2015-08-31 14:47
LOI접수서 6곳 이상 업체 관심 드러내…9월 말쯤 본입찰 예정
회생채권 규모 줄어들고 상반기 실적 양호해 기대감 높아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극동건설 사옥 전경 [사진=극동건설 제공]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올 상반기 M&A(기업 인수·합병)를 추진하다 고배를 마신 극동건설이 매각 재도전에 나선 가운데 6곳 이상의 업체가 인수 의향을 나타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실시된 극동건설의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부동산 업체 등 6곳 이상이 인수 의향을 나타냈다. 이는 앞서 매각을 추진했던 지난 6월 관심을 보인 업체수(4곳)보다 2곳이 많다.

당시 신한은행 등 극동건설 채권단은 이들 업체들의 재무 상태와 인수 의지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 본입찰을 유찰시켰다. 특히 보증금 납부 기일을 어느 업체도 지키지 못한 부분이 채권단의 유찰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올 들어 두 번째로 실시된 LOI 접수에서 6곳 이상의 업체가 극동건설 인수 의향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의 매각 일정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극동건설의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과 신한금융투자는 이날부터 3주간 예비 실사에 들어가며, 한 달 후인 9월 말쯤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각주관사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매각 추진 때보다 인수에 관심을 드러낸 업체가 많기에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매각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LOI를 접수받는 과정에서 향후 인수자와 변제할 채무 등을 협상하기로 한 점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극동건설 측도 올 상반기보다 M&A 성공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인수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회생채권 규모가 1300억원에서 1000억원대로 줄어든 데다, 상반기 기대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실제 극동건설은 올해 내부 수주 목표액인 3600억원 가운데 66.6%(약 2400억원)를 올 상반기 만에 달성했다. 특히 지난 4월 대전역사 증축공사(205억)와 5월 중앙선 영천-신경주 복선전철 제1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840억) 등 관급공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 주효했다.

이와 함께 극동건설은 최근 웅진비나코리아와 케이엠케이디 등 수익성이 낮았던 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몸집을 크게 줄여 인수자의 부담도 대폭 낮췄다.

극동건설 관계자는 “상반기보다 여러 가지 조건들이 개선돼 내부적으로도 기대감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본계약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기에 신중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1947년 설립된 극동건설은 올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 44위의 건설사다. 2003년 론스타와 2007년 웅진홀딩스에 각각 인수됐던 극동건설은 이후 건설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유동성 위기 등으로 2012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18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한 극동건설은 이번 M&A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