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쭝난, 중국 광밍식품 전 회장...반부패에 결국 징역 18년

2015-08-12 10:12
'상하이 기업계 대부'도 시진핑 정권 '반부패' 칼날 피할 수 없어

왕쭝난 중국 광밍식품 전 회장이 11일 공금횡령 등을 이유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왕 전 회장이 비장한 표정으로 법원의 판결내용을 듣고 있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왕쭝난(王宗南) 중국 국유 식품기업 광밍(光明)식품 전 회장이 결국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비리혐의로 체포된 후 딱 1년만에 나온 판결이다. 

신경보(新京報)는 상하이시 제2중급인민법원이 11일 오전(현지시간) 왕쭝난 전 광밍식품 회장에게 공금횡령,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유기징역 18년을 선고했다고 12일 전했다. 뇌물로 받은 833만 위안(약 15억3700만원)에 대한 회수명령도 함께였다. 향후 5년간 모든 정치적 권리도 박탈된다.

법원은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왕 회장이 직권을 남용해 10여차례 총 1억9500만 위안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번 판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왕 전 회장은 '상하이 기업계의 대부'로 불리며 승승장구 해온 중국 대표 기업인이다. 광밍식품 외에 여우이(友宜)그룹, 롄화(聯華)슈퍼마켓, 바이롄(百聯)그룹 등을 이끌어온 재계 거물이지만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반부패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왕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11일 횡령과 뇌물 혐의로 상하이시 인민검찰원에 체포됐다. 광밍그룹이 상하이에 기반을 두고 있고 광밍이라는 브랜드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직접 작명한 것으로 알려져 당국 반부패 칼날이 상하이방으로 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상하이방의 핵심인사인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군사위 부주석이 낙마한 것이 이같은 추측에 더욱 힘을 실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이름이 거론된 푸싱(復星)그룹은 왕 전 회장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즉각 해명에 나섰다. 이날 법원은 왕 전 회장이 2003년 푸싱그룹 측으로부터 지나치게 저렴한 208만 위안에 구입한 별장 두 채를 10여년 뒤에 무려 7배 수준인 1480만 위안에 판매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푸싱 측은 11일 저녁 성명을 내고 "푸싱은 왕 회장 측과 불법적인 거래를 한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싱그룹은 최근 해외시장에서 엄청난 먹성으로 M&A를 벌이고 있는 중국 최대 민영투자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