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베 방중하려면 '야스쿠니 참배안한다' 약속하라" <마이니치>

2015-07-23 11:4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중국 정부는 오는 9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고 정상회담을 하려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기로 약속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양제츠(杨洁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아베 총리의 외교 책사로 불리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만난 자리에서 3대 조건을 내걸었다고 전했다.

3대 조건은 △태평양 전쟁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 △국교정상화 당시의 중일공동성명(1972년), 중·일 평화우호조약(1978년) 등 이른바 4대 정치문서를 준수할 것 △무라야마(村山) 담화(1995년 전후 50주년 담화) 정신을 계승할 것이다.

양 국무위원은 아베 총리가 9월3일 열리는 항일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이들 3대 조건을 충족하면 방중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이니치는 세 가지 조건 가운데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는 우익 성향 지도자인 아베 총리가 받아들이겠다고 공식 표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니치는 다만 중국 측이 비공식적으로 뜻을 전해오는 것만으로도 조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됐을 때도 중국은 야스쿠니와 관련해 같은 요구를 했지만 아베 총리가 공식 표명을 하지 않고도 회담은 성사됐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중국은 9월3일 제2차 세계대전 및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아베 총리를 초청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가 그 무렵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되 열병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