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양파·무·배추값 급등할 듯
2015-06-22 11:19
고랭지 무·배추도 출하량 감소 예상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가뭄으로 양파 가격이 급등했다. 무·배추도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정부가 계약재배 물량 22만t을 확보하는 등 긴급 수급대책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9일 제3차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열어 주요 채소류 수급·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올 상반기에는 노지 채소를 중심으로 채소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가뭄에 따른 생육 지연으로 노지 배추·무 출하량 감소, 양파·마늘 생산량 감소 등이 예상돼 수급 여건이 불안한 상황이다.
양파에 대해서는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에 대비해 이달 중순 가격 기준으로 '경계' 경보를 발령했다. 올해 양파는 평년보다 재배면적이 18% 줄고, 고온·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14%(121만8000t) 줄어들 전망이다.
양파의 ㎏당 도매가격은 5월에는 731원으로 수급조절 매뉴얼에서 '중앙' 단계였으나 6월 상순 811원(주의), 6월 중순 997원(경계)으로 꾸준히 올랐다. 1㎏에 1051원이 된 지난 18일부터는 양파 수급조절 매뉴얼의 '심각' 단계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양파 계약재배 물량 22만t을 확보해 7∼8월 수급을 조절해 나아가고, 저율관세수입물량(TRQ) 2만645t 조기 도입을 추진한다. 수급 심각 단계가 이어지면 공급 부족량 범위에서 저율관세 수입물량을 증량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배추 10㎏ 도매가격은 5월 하순 9082원, 6월 상순 7440원, 중순 6589원으로 점차 내리고 있으나 고랭지 배추로 작형이 바뀌는 7월 이후 가격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랭지 배추는 평년보다 재배면적이 5% 줄고 가뭄으로 정식과 초기생육이 늦어지는 등 수급 불안 요인이 있다. 7∼9월 출하량이 최대 9∼21% 감소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무 18㎏ 도매가격은 5월 중순 9429원, 하순 1만2234원, 6월 상순 1만3573원으로 오르다가 6월 중순에 1만2363원으로 상승세가 일단 한풀 꺾였다.
농식품부는 이달 말까지 정식돼야 할 고랭지 배추·무 재배 면적 3596㏊에 정식·파종을 마치도록 급·관수 지원, 가뭄피해 작물에 대한 예비묘 생산·재정식 등을 지원한다. 가뭄 여파로 고랭지 채소 출하량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봄작형 배추 5000t과 무 3000t을 수매비축하는 등 추가 공급물량도 확보할 예정이다.
또 계약재배 물량 4500t(배추 3500t, 무 1000t)을 확보하고 고랭지 배추 생산안정제 계약물량 중 2500t을 조기 정식해 일시적 출하 공백이 생기면 배추·무 총 7000t을 시장에 풀 예정이다.
소비 차원 대책으로는 배추·무 대체 품목인 얼갈이배추와 열무 등의 생산 확대를 유도해 월 600t가량의 소비를 대체하기로 했다. 전국 농·축협 하나로 마트에서는 채소 할인판매를 해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 현재 수확 최성수기인 마늘 도매가격은 6월 중순 기준 ㎏당 3830원으로 수급 안정 단계에 있으며 큰 폭의 가격 상승은 없는 상태다.
한편 농식품부는 실효성 있는 수급 대책을 위해 수급조절 매뉴얼을 개정하기로 했다. 하락 심각 단계 가격 기준을 상향하고 가격 하락 시 재빨리 수급대책을 펼칠 수 있도록 가격 하락 단계에 '주의'를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