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행사협회 “'하루 1조 9천억 인출' 그리스 여행…현금 두둑이 챙겨야“

2015-06-21 15:38

[사진= 그리스 관광청 페이스북]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날로 커지는 그리스로 여행을 떠나려면 현금을 두둑이 챙겨야 한다고 영국여행사협회(ABTA·The Association of British Travel Agents)가 밝혔다.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돈이 마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 BBC방송은 “ABTA가 그리스 여행자들에게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다량의 현금과 다른 지불 수단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통 관광객들은 현지 ATM에서 돈을 수시로 뽑아쓸 수 있기 때문에 번거로운 현금다발을 비행기에 싣고 여행을 떠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그리스는 뱅크런 사태로 은행이 보유한 예금액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여행 자금이 떨어지지 않게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외환 전문 기관인 렉스턴 FX의 루퍼트 리-브라우니 창업자는 가디언에 “(그리스에서) 호텔이나 식당은 여전히 신용카드를 받기 때문에 여행객이 크게 당황할 일은 없다”면서 “하지만 여행객은 평소보다 더 많은 현금을 지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하루에만 그리스 은행에서 15억 유로(약 1조900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최대 규모이며 이번 주 예금 인출액은 50억 유로(약 6조3000억원)에 달한다.

뱅크런 사태는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벌이는 구제금융 협상이 번번이 실패하자 불안해진 예금주들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8일 ECB가 유럽 각국의 재무장관들에게 그리스 은행들이 “다음 주 월요일에 문을 열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우려감은 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