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뒷좌석 타보니…
2015-06-21 08:00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한 때 ‘이건희 회장의 차’로 알려진 마이바흐는 최고급차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룡 같은 덩치와 정체성 잃은 디자인을 지적받으며 비난의 대상이 됐다.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다보니 차체가 지나치게 커졌다는 비판이었다.
2014년 11월 LA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고 올해 서울모터쇼에도 등장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는 이런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 후 내놓은 신차다. 기존 마이바흐가 독립된 브랜드였던 데 비해,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퍼포먼스를 상징하는 메르세데스-AMG에 이어 두 번째 서브 브랜드로 선보인 것도 차이점이다.
이번 시승은 메르세데스-벤츠 직원이 차를 모는 가운데 기자는 뒷좌석을 체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벤츠 직원에게 “돌아올 때는 직접 몰면 안 되겠냐”고 물었더니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뒷좌석 승차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건 넓은 공간뿐만이 아니다. 차에 비치된 무선 헤드폰을 이용하면 라디오, 음악 등의 멀티미디어를 앞좌석에서 듣는 음악과 상관없이 들을 수 있다.
천장에 장착된 파노라믹 선루프는 선 블라인드를 닫지 않아도 햇볕이 어느 정도 차단된다. 벤츠가 자랑하는 ‘매직 스카이 컨트롤’이 선루프의 투명도를 조절해주는 덕분이다.
뒷좌석 가운데에는 접이식 테이블이 내장돼 있다. 이걸 펼쳐 노트북을 올려봤다. 그러나 곧 일 하는 걸 포기했다. 차가 흔들려 자판을 두드릴 수 없었기 때문. 벤츠 직원의 운전이 너무 다이내믹한 탓에 충전 중이던 핸드폰도 앞으로 날아가고 먹던 초콜릿도 조수석 밑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변속기는 ‘이코노미’로, 서스펜션은 ‘스포츠’로 세팅해달라고 주문했다. V12 6.0ℓ 530마력의 넘치는 힘을 자제시키면서 승차감은 너무 울렁거리지 않도록 한 것. 이렇게 하니 한결 나아졌지만 그래도 노트북을 조작하는 건 힘들었다.
이런 차를 모는 이들은 대체로 나이가 지긋한 오너들이고, 그들은 대부분 경력이 풍부한 기사를 고용한다. 이른바 ‘사장님 모드’ 운전을 아는 이들을 선호하는 것이다. 벤츠에서는 이런 부분까지는 생각을 못한 것 같다.
국내에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 600와 메르세데스 바이바흐 S 500 두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S 600이 2억9400만원, S 500이 2억3300만원이다. 가격과 성능 면에서 벤틀리 플라잉스퍼(2억5200만~2억8700만원)와 견줄만하다. 넓은 실내를 중시한다면 마이바흐를, 트윈 터보 엔진의 호쾌한 주행성능을 원한다면 플라잉스퍼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