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박세리·청야니 넘어 아시아선수로 메이저대회 최다 6승

2015-06-15 12:42
패티 버그·소렌스탐 이어 역대 셋째로 메이저대회 3년연속 우승…리디아 고 밀어내고 4개월여만에 세계랭킹 1위 복귀…'56홀 노보기' 플레이로 김세영을 5타차로 따돌려

박인비가 최종일 최종홀에서 1.5m 거리의 버디퍼트를 넣고 우승을 확정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USA투데이 홈페이지]




박세리(하나금융그룹)가 워터해저드에서 맨발로 샷을 하던 때 열 살이던 박인비(KB금융그룹)가 박세리를 넘어 세계 골프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2년전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시즌 첫 3개 대회를 63년만에 연달아 석권해 이름을 날린 박인비는 이번에는 한 메이저대회에서 3년연속 우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패티 버그(1937∼1939년·타이틀홀더스챔피언십), 아니카 소렌스탐(2003∼2005년·LPGA챔피언십)에 이어 10년만에 나온 역대 셋째 대기록이다. 더욱 메이저대회 3연승과 메이저대회 3연패를 이룬 선수는 박인비가 유일하다.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CC 서코스(파73) 18번홀 그린. 미국LPGA투어 시즌 둘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달러) 최종일 다섯 번째 버디를 잡고 우승을 확정한 박인비는 두 팔을 번쩍 들고 코치이자 남편인 남기협씨와 기쁨을 만끽했다.

그가 나흘간 기록한 합계 19언더파 273타(71·68·66·68) 스코어는 이 대회 최소타 타이다. 그는 올해 미국에 진출한 김세영(미래에셋)을 5타차로 멀찍이 따돌리고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3년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52만5000달러(약 5억8500만원).

시즌 3승째, 투어 통산 15승째다. 메이저대회만으로는 6승째다. 박인비는 박세리와 청야니(대만)를 제치고 아시아선수로는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메이저대회 전체 다승랭킹에서는 벳시 킹, 케이시 위트워스(이상 미국) 등 거장들과 함께 9위에 자리잡았다.

박인비는 이 우승으로 세계랭킹에서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고보경)를 밀어내고 약 4개월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통산 세 번째 랭킹 1위 등극이다.

박인비는 투어에서 올시즌 가장 먼저 3승을 올렸다. 그 덕분에 시즌 상금액이 100만달러를 돌파하며 이 부문 1위(142만2500달러)로 올라섰다.

최종일 우승경쟁은 예상대로 박인비-김세영의 2파전으로 진행됐다. 지난 4월 롯데챔피언십에서 김세영이 박인비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올린 터라 두 선수의 맞대결은 주목됐다.

3라운드까지 박인비가 2타 앞섰기 때문에 최종일 김세영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박인비를 위협했다. 5∼8번홀에서는 4연속 버디를 잡고 박인비를 1타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승부는 9번홀(파5)에서 사실상 가름났다. 박인비가 약 3m 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한 반면, 김세영은 3온후 4퍼트로 더블보기를 한 바람에 둘의 간격은 순식간에 4타로 벌어지고 말았다.

박인비는 후반 들어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18번홀(파5)에서 1.5m 거리의 버디퍼트를 넣은 후 남편과 함께 메이저대회 3연패를 자축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높은 샷 정확도(티샷 87.5%, 어프로치샷 84.7%)를 자랑했고, 첫날 16번홀에서 보기를 한 이후 대회가 끝날 때까지 56홀동안 ‘노 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박인비는 “나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냈다”며 “패티 버그, 케이시 위트워스 등 ‘거장’들 옆에 내 이름을 올리게 돼 영광이다”고 말했다.

김세영에 이어 렉시 톰슨(미국)이 합계 12언더파 280타로 3위,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11언더파 281타로 4위를 차지했다. 투어 非멤버인 브룩 헨더슨(18·캐나다)은 합계 10언더파 282타로 모건 프레셀(미국)과 함께 5위에 올랐다.

김효주(롯데)는 이날 14번홀(길이 145야드)에서 홀인원을 했다. 그는 미국 진출 이후 첫 홀인원을 기록한데 힘입어 합계 8언더파 284타로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유소연과 호주교포 이민지(이상 하나금융그룹),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합계 6언더파 286타로 공동 13위, 첫날 선두였던 신지은(한화)은 3언더파 289타로 공동 22위, 재미교포 미셸 위(나이키)는 1오버파 293타로 공동 41위에 자리잡았다.



아시아 여자골퍼들의 미국LPGA투어 다승 랭킹
                   ※2015년 6월15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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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선수         승수(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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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세리        25승(5승)
2      박인비        15승(6승)
"      청야니            "  (5승)
4      신지애         11승(2승)
5   미야자토 아이    9승(0)
6      김미현           8승(0)
"       최나연             "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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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메이저대회 다승 랭킹
※2015년 6월15일 현재, 자료:미국LPGA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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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선수            메이저 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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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패티 버그              15
2    미키 라이트           13
3    루이스 서그스        11
4    아니카 소렌스탐     10
"     베이브 자하리아스   "
6     벳시 롤스               8
7     줄리 잉스터            7
"      캐리 웹                  "
9      박인비                  6
"      팻 브래들리            "
"      벳시 킹                  "
"      패티 시한               "
"      케이시 위트워스      "
14    박세리                   5
"      청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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