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들의 팍팍한 삶 남일같지 않네' 연극 '황금용'

2015-02-20 14:44
21일부터 대학로 게릴라극장서 개막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연극 <황금용>이 오는 21일부터 서울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개막한다.

<황금용>은 셰익스피어, 입센과 함께 거론되는 독일의 극작가 롤란트 시멜페니히의 작품이다.

 외국인 이주민들의 팍팍한 삶을 통해 현재 우리사회의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무대는 타이-차이나-베트남 간이식당인 ‘황금용’에서 전개된다. '황금용'에서 일하는 젊은 중국인 요리사는 치통을 앓지만 치과에 갈 수 없다. 불법 체류자이기 때문이다. 치통은 점점 심해지고 동료 요리사들이 스패너로 충치를 뽑아주지만 중국인 청년은 결국 과다출혈로 죽는다. 동료들은 밤에 그의 시체를 황금용 카펫에 말아 강물에 던져버리고, 그의 시신은 강물을 타고 지구를 돌고 돌아서 그의 고국인 중국 해안에 도달할 것이라는 환상적인 결말을 맺는다.

 연극 <황금용>의 윤광진 연출(용인대 교수)은 “극의 무대는 유럽의 한 소도시이지만 서울의 어느 영등포거리나 안산의 어느 거리에서 일어나는 듯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온다.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외국인 근로자들, 그 옆에서 졸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라고 소개했다.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공연제작센터 제작. 관람료 전석 3만원.070-4355-0010
 

[<황금용>은 유럽의 어느 소도시, 동남아 간이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다섯 명의 동양인 불법 체류자와 이 식당을 이용하는 이웃 백인들의 이야기이다. 작품은 현대의 물질사회, ‘세계화’ 속에 가려진 욕망과 폭력, 그리고 소외를 드러낸다. ‘황금용’의 신화를 쫓아, 여동생을 찾아 갓 불법 입국한 중국청년은 여동생을 찾지 못한 채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식당 주방에서 죽어가고 같은 도시에서 여동생은 남자들의 성폭력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식당을 이용하는 백인 고객들의 삶 역시 그리 행복하지 못하다. 극의 무대는 유럽의 한 소도시이지만 서울의 어느 영등포거리나 안산의 어느 거리에서 일어나는 듯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온다. 연극 <황금용>의 이야기는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외국인 근로자들, 그 옆에서 졸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