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하나다"…'펀치' 마지막회, 김래원 심장+김아중 신념이 만든 메시지

2015-02-18 10:17

펀치 마지막회[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펀치'가 "법은 하나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종영했다.

1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펀치'에서는 윤지숙(최명길)이 저지른 신하경(김아중) 살인미수 사건의 증거가 담긴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며 이를 손에 넣기 위해 혈안이 된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박정환(김래원)이 죽음을 담보로 이를 수사기관에 넘기며 정당한 대가지불을 치르게 하는 내용 전개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3대째 내려오는 뿌리 깊은 법조 가문 출신으로 아들의 병역비리를 무마하고, 살인마저 용인 받으려 했던 윤지숙은 이날 자신의 범죄행각이 고스란히 담긴 메모리 카드의 존재에 법조인맥과 권력을 총동원해 제거 작업에 나섰다. 법조인들을 설득해 병세가 악화된 정환의 취조 중단 심리를 거부했고, 대신 정환을 소환해 취조실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게 만들며 회유와 협박을 반복했다.

정환의 유일한 끈이었던 이태준(조재현)을 향해서도 윤지숙의 밀어내기 압박은 계속되고 있었다. 박정환 게이트의 배후로 지목되며 국민적 비난에 직면한 이태준이 검찰총장 퇴진 압박을 받으며 꼼짝 없이 퇴임사를 읽어내려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

하지만 이때 박정환이 목숨을 걸고 벌인 기지가 상황을 반전시켰다. 이태준의 퇴임사가 쓰인 봉투에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가 발견되며 그토록 얻고자 했던 윤지숙 비위 행위의 증거가 손에 들어오게 된 것. 가장 가까운 곳에 증거를 숨겨두고 이호성(온주완)의 눈을 피해 지하철 격투를 벌였던 박정환은 그렇게 숙원사업을 마무리 하며 인생의 참회록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뇌종양이 덮친 정환의 육신은 더 이상 숨 쉬지 않았지만, 그의 심장이 신하경에게 이식되며 또 다른 삶이 이어지고 있다. 윤지숙 살인 미수 사건 결심 공판에서 하경이 검사로 나서며 윤지숙을 비롯한 이태준과 이호성, 조강재에게 그간의 죄과에 대해 응당한 처벌을 받게 했기 때문. 남에겐 엄격했지만 자신에겐 한없이 관대했던 이들은 정환 스스로가 비난을 감수하고 스스로에게 적용시킨 법질서와 그로 인해 만들어진 진술서를 통해 비로소 대가지불을 하게 됐다. 정환의 심장과 하경의 신념을 통해 이뤄진 "법은 하나"라는 진리가 비로소 실현된 순간이었다.

그간 '펀치'는 실감나는 인물 묘사와 현실에 빗댄 듯 생생한 상황 전개로 살아있는 드라마라는 호평을 이끌어 온 가운데, 마지막 회까지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며 웰메이드 콘텐츠의 저력을 과시했다. 박경수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흡입력 있는 전개, 김래원, 김아중, 조재현, 최명길, 박혁권, 온주완, 서지혜 등 배우들의 명품 연기에 이명우, 김효언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력까지 보태져 3박자가 어우러진 명품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한편, '펀치' 후속으로는 '풍문으로 들었소'가 방송된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한민국 초일류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코미디로 오는 23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