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컷오프 통과 직후 “DJ-김근태-손학규 ‘야권 대통합’ 길 천명”

2015-01-08 00:47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사진=문재인 블로그]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주자인 문재인 의원은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직후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유훈(遺訓)인 ‘야권 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천명했다. 고 김근태 상임고문과 손학규 전 대표 역시 야권 통합의 상징으로 칭하며 화합의 정치철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7일 오후 9시경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문재인의 희망편지④-故 김대중 대통령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돌아가시기 얼마 전, 마지막 식사 자리에서 들려주신 ‘반드시 대통합해서 정권교체를 해내야 한다. 7을 내주고 3을 가지겠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대통합이 가능하다’는 말씀이 생생하다”며 “앞선 선배 정치인들의 모범을 배우며 저도 통합의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대통령님, 새롭게 태어나려는 우리 당 잘 지켜보고 계신지요”라고 운을 뗀 뒤 “‘7을 내주고 3을 가져야 한다’는 통합의 원칙을 실천하신 대통령님이 존경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원이 컷오프 직후 ‘야권 대통합’을 주창한 것은 본경선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친노(친노무현) 불가론 등 ‘분열 프레임’을 불식시키는 한편 전대 최대 변수인 호남 표심을 공략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특히 비노(비노무현)인 정동영 상임고문과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모임(국민모임)’ 등의 제3지대 창당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컷오프 통과로 강한 원심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많은 분당의 불씨를 ‘화해와 통합’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어 한국 민주화 운동의 대부인 ‘청년 김근태’를 언급하며 “‘화해와 통합의 정치인’인 김 고문은 ‘우리가 하나가 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라는 간곡한 당부를 남겼다’”고 밝혔다.

2012년 총선 직전 구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의 결합체인 민주통합당 출범을 이뤄낸 손 전 대표 역시 “통합의 지표”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당 대표 시절,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내려놓은 기득권으로 우리 당은 더욱 크고 강한 당이 됐다”며 “‘분열과 대결의 정치에서 과감한 통합의 정치로’는 당의 이정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당대표 후보자 선정된 (사진 왼쪽부터)박지원, 문재인, 이인영 의원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그는 “국민은 지금 우리 당에 통합의 정신을 바라고 있다”며 “변화와 단합이 아니라 안주와 분열을 택한다면, 우리 당은 역사 속으로 부서져 흩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속드리겠다. 모든 것을 내려놓는 비움의 힘으로 당의 통합을 이뤄내겠다”며 “도약대에 선 우리 당을 응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네 번째 희망편지 전문이다.

故 김대중 대통령께-대통령님, 그립습니다. 깊은 눈빛, 용단 있는 목소리 모두 그립습니다.
그곳에서 새롭게 태어나려는 우리 당 잘 지켜보고 계신지요.

제게 들려주신 말씀이 생생합니다. 대통령께서 돌아가시기 얼마 전, 마지막 식사 자리였습니다.

“반드시 대통합해서 정권교체를 해내야 합니다. 7을 내주고 3을 가지겠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대통합이 가능합니다.”

“7을 내주고 3을 가져라”는 통합의 원칙을 실천하신 대통령님이 존경스럽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8 전당대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실시한 결과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이 본경선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앞선 선배 정치인들의 모범을 배우며 저도 통합의 정치인이 되고자 합니다.

고 김근태 선배님은 ‘화해와 통합의 정치인’이셨습니다. “우리가 하나가 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라는 간곡한 당부를 남기셨습니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제겐 통합의 지표입니다. 당 대표 시절,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내려놓은 기득권으로 우리 당은 더욱 크고 강한 당이 되었습니다. ‘분열과 대결의 정치에서 과감한 통합의 정치로’는 당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국민은 위대합니다. 위대한 만큼 두렵습니다. 당신께서는 ‘호남의 정신’을 민주시민의 보편적 가치, 민주주의의 존립 근거로 빚어내셨습니다. 국민은 그런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국민은 지금 우리 당에 통합의 정신을 바라고 있습니다. 변화와 단합이 아니라 안주와 분열을 택한다면, 우리 당은 역사 속으로 부서져 흩어질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그곳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못다 한 이야기 나누셨는지요. 부족한 저를 두고 안타까워하시지는 않을까 죄송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약속드리겠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는 비움의 힘으로 당의 통합을 이뤄내겠습니다.

대통령님, 도약대에 선 우리 당을 응원해주십시오. 뛰어라! 국민 속으로 <문재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