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벼랑 끝 남매 희망드림단 도움으로 안전된 생활 안착
2015-01-07 09:31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지난 연말 이지수(가명·여·18·강서구 화곡8동)양은 온기 하나 없는 냉방에서 지냈다. 아빠, 동생과 셋이서 생활하던 이양의 가정에 위기가 닥친건 아빠가 교도소에 수감되면서다. 이양의 엄마는 지난 2003년 위암으로 하늘나라로 떠났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지수는 대학진학은커녕 동생과 당장 하루 끼니 때우기가 걱정인 나날을 보냈다.
동 주민센터로 이양의 이모가 딱한 사정을 전하면서 이러한 사실이 알려졌다. 복지담당이 집을 찾았을 때 가스와 전기가 끊겨 집안에는 온통 한기가 흐르고, 지수남매는 끼니조차 떼우기 힘든 상황이었다. 어린 지수가 식당에서 허드렛일로 푼돈을 벌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위기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지역사회가 지수가정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화곡8동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동 희망드림단이 딱한 사정을 듣고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20여 명의 단원들이 솔루션 회의를 갖고 곧바로 체계적인 지원방법을 모색했다.
아르바이트 생활을 전전하던 지수가 안전하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취업도 알선했다. 이에 지수는 희망드림단원이 근무하는 회사에 최종 합격하여 지난달부터 월급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김영철 화곡8동 희망드림단장은 아이들의 멘토가 되기로 약속하고 올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버팀목 역할까지 도맡았다.
강서구의 'Yes! 강서희망드림단' 사업이 지역복지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희망드림단이 출범한 이유는 관 주도의 복지체계가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복지수요의 증가로 구 전체예산의 절반이상을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에서 관주도의 일방적 복지가 아닌 민·관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복지가 필요했다.
강서구 20개 동(洞)에는 565명의 희망드림단이 활동하고 있다. 지역사정에 밝은 지역주민들이 위기가구 발굴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적기 사례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발굴된 사례관리 대상자들은 사회복지기관, 의료기관, 교육기관, 사회단체 등 각급 외부기관과 구청 산하 내부 복지기관과 유기적인 연계체제를 구축·지원함으로써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금년부터는 동 희망드림단이 주축이 되어 복지사각지대 발굴 프로그램인 ‘우리 동네 둘러보는 날’을 본격 가동하고 발굴활동을 정례화 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동네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지역주민들이 복지사각지대 해소의 주역으로 재조명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민간주도의 복지공동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