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세종때 쓴 자치통감강목 상하이에서 발견

2014-12-30 11:34
59권 완질..조선초기 금혹활자인쇄술 연구 귀중 자료

[자치통감강목 전체]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조선 제4대 임금 세종(재위 1418~1450)시대에 임금과 신하들이 토론하는 장인 경연(經筵)에서 사용한 책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 완질 59권 59책이 중국 상하이(上海)도서관에서 발견됐다.

상하이도서관 소장본은 1420년(세종 2)에 만들어진 동활자인 경자자(庚子字)로 간행한 ‘자치통감강목’으로, 조선에서 처음 간행된 판본인데다 동일한 인쇄본의 전래가 드문 귀중본(보물급 문화재)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10월16일~24일 진행한 상하이도서관 및 푸단(復旦)대학도서관 소장 한국전적 조사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자자본(庚子字本) ‘자치통감강목’은 재단이 상하이도서관과 푸단대학교도서관에서 이를 포함해 각각 188종, 1천344책과 64종, 424책 등 총 252종, 1천768책의 한국전적을 조사해 상하이도서관 한국전적 가운데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다양한 금속활자본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상하이도서관 소장본은 1420년(세종 2)에 만든 동활자인 경자자(庚子字)로 간행한 판본이다. 재단은 이것이 "조선에서 처음 간행된 판본인데다 동일한 인쇄본의 전래가 드문 귀중본(보물급 문화재)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국립중앙도서관과 청주고인쇄박물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호림박물관 등지에 경자자본 자치통감강목이 전하기는 하지만 모두 1~2책 또는 5책만 남은 낙질본(落秩本)이다.

재단은 "이번에 발견된 책에 찍힌 인장(장서인)들을 통해 세종 대 경연에서 사용되었다가 임진왜란(1592~1598) 때 일본군에 약탈당한 뒤 상하이도서관 소장 선본(善本·귀중본)이 되기까지 전적의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을 떠돈 자치통감강목의 유랑사에서 우리 문화재가 겪은 아픔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치통감강목은 북송시대 사마광이 편찬한 중국 통사인 자치통감(資治通鑑) 294권을 기본으로 삼아 59권으로 축약한 편찬한 강목체 사서(史書)다.

조사위원인 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고문헌관리학전공 교수는 “상하이도서관에서 발견된 ‘자치통감강목’은 보존상태가 양호한데다 59권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초기 금속활자인쇄술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며 “이 책의 발견으로 조선 초기 서적간행, 서적의 유입과 장서 등에 새로운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승운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원장은 “이 전적은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완질이 갖추어져 국가문화재급의 귀중도서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재단은 상하이도서관과 푸단대학도서관 소장 전적의 조사 결과를 정리하고 보완연구를 진행하여 2015년에 조사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