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조현아, 인하대 이사직도 사퇴?…회의록엔 여전히 '이사'

2014-12-29 17:55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지난 12일 인하대 이사직에서 사퇴했다고 밝혔지만 나흘 후인 지난 16일 열렸던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12월 이사회 회의록에 결석 임원으로 기재돼 있다.[자료=정석인하학원 ]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대한항공이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해 인하대학교 이사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지만 확인 결과 여전히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측은 29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을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2일 정석인하학원 이사직에 대한 사임서를 제출했다”며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의 사임이 결정됐고, 행정적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밝힌 사퇴 시점 이후인 지난 16일 열린 이사회에서 조 전 부사장은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그의 사임건은 논의되지 않았다. 정석인하학원은 16일 이후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정석인하학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12월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16일 대한항공 서소문 12층 회의실에서 열린 정석인하학원 이사회에서 조 전 부사장은 이사직을 유지한 채 회의에만 결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날 이사회에는 이사 15명 중 11명이 참석했으며 조 전 부사장과 동생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도 결석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석인하학원 12월 이사회에서 총 16건의 안건을 다룬 가운데 조 이사의 사임 안건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는 내년 1월 16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조양호 이사장을 2019년 1월 16일까지 연임하기로 하는 안건 등만 다뤄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사립학교법 16조에 따르면 ‘이사회는 임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2008년 이사로 선임돼 2010년 한 차례 연임됐으며 임기는 오는 2016년 10월까지다.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와 참여연대는 29일 오후 2시 30분 인천 중구 정석빌딩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양호 회장 일가가 인하대와 항공대 이사회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광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조 전 부사장이 지난 12일 사퇴했다고 했지만 지난 16일 열린 법인 이사회 회의록에는 여전히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이를 보면 진정한 사퇴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에 아직 보고 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 산하 교육 재단이며 정석인하학원의 산하 교육기관은 인하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