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일명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한 부실 조사 및 대한항공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 사과하며 “감사 결과를 토대로 문제가 적발된 관련자는 엄중하게 처벌을 하는 등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승환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긴급 간부회의에서 “최근 국토부와 항공사 간의 유착 가능성에 대한 이슈가 지속 제기돼 항공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장관으로서 참으로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항공기 회항사건 조사과정에 대한 의혹에 대해 그는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초기 대응 미숙과 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공정성 시비, 조사관과 대한항공과의 유착문제 등은 국민 실망감은 물론 우리 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조직 수장으로서 조사단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보냈음에도 항공감독관 중 1인이 대한항공과 유착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데 대해 큰 실망과 함께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서승환 장관은 감사 결과 등을 토대로 쇄신책을 조속히 마련·시행키로 했다.

먼저 국토부의 항공안전관리체계 전반과 안전관리 조직 및 전문 인력 구성, 채용 방식 등을 원점에서 진단해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땅콩 회항 사건에서 문제가 된 전문 인력 구성 및 감독 업무를 집중 점검하고 외국인 전문가 채용과 특정항공사 출신 비율제한 도입 등도 검토한다.

감독관의 공직기강을 위해서는 항공사에 대한 정부 안전감독 체계 혁신안을 마련하고 현행 감독관 전원에 대해 외부기관을 통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평가한 후 재계약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부조리가 확인될 경우 공직에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시행한다.

항공사 조직 문화가 안전에 미치는 영향과 항공사 안전관리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지 여부를 점검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경우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항공안전 관련 법규의 미비점도 보완할 예정이다. 항공보안법 등을 개정해 기내 승객 난동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항공기 회항은 보고를 의무화한다. 조사·감독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부분도 정비한다.

민간 전문가 위주로 구성된 ‘항공안전특별위원회’를 통해 항공사와 국토부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내년 3월 말까지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서 장관은 “향후 국토부 행동강령을 위반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 법규와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며 “직원들은 그동안 잘못된 관행과 타성에 젖어 부당하게 특권을 누려온 것은 없는지를 되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즉시 시정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오늘 감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양의 올곧음과 ‘마부위침’의 정성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새로운 국토부로 거듭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