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구속여부 내일 결정
2014-12-29 13:40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4개 혐의로 지난 24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현아 전 부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서부지법 김병찬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열린다.
사건 발생 직후 직원들에게 최초 상황 보고를 삭제하라고 지시하는 등 사건 은폐·축소를 주도하고 사무장에게 '회사를 오래 다니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로 협박한 혐의(증거인멸·강요)로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함께 열린다.
두 사람의 구속 여부는 30일 오후 늦게 결정된다.
앞서 땅콩 회항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A승무원과 박 사무장을 상대로 폭언 및 폭행을 하고 램프 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한 뒤 박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사건이다.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항공기항로변경죄'가 인정되면 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실형 선고가 예상됨에 따라 법원이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 구속 수사가 불가피 하다는 견해가 많다.
증거인멸과 관련해서 검찰은 여 상무가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는 보고만 하고 직접 지시를 받지는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보고받은 자체만으로도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다고 판단, 영장 청구서에 구속 사유를 자세히 기재했다.
여 상무 역시 증거인멸을 주도하면서 국토부 김모(54·구속) 조사관으로부터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이미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구속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과 국토부 공무원 간 유착 비리에 대해서도 수사중인 겸찰은 대한항공 직원들과 구속된 김 조사관 사이에 수천만원대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 수사 중이다.
김 조사관은 땅콩회항 사건을 맡아 조사하면서 여 상무와 수십 차례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관련 내용을 누설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 돈이 오간 시점이 땅콩회항 논란이 벌어지기 한참 전이라는 점에서 이번 땅콩회항 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대한항공이 평소 관리 차원에서 김 조사관에게 금품을 건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계좌 추적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다른 국토부 공무원들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좌석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검찰은 국토부 조사 기간에 대한항공 측과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대한항공 기장 출신 최 모 조사관 역시 수사 의뢰가 추가로 들어오면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