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땅콩 회항'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 5부(이근수 부장검사)은 26일 대한항공 측에 국토교통부 조사내용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조사관(54)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조사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시작했다.

김 조사관은 "대한항공 측에 조사내용을 수시로 보고한 사실을 인정하나",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대가를 받은 사실이 있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현재 김 조사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김한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청사 309호에서 열리고 있으며 구속 여부는 이르면 26일 오후에 나올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4일 김 좌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무실에서 체포했다.

또 사무실과 자택에서 압수한 조사 보고서 등 관련 기록과 통신기록을 분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조사관은 국토부 조사 시작 전날인 7일부터 14일까지 여 상무와 각각 전화통화 30여차례, 문자 10여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조사관은 여 상무에게 전화통화로 국토부 조사보고서를 그대로 읽어줬고, 이 내용이 결국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여 상무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복구한 결과 조 전 부사장에게 간추린 조사보고서 내용이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압수한 통신기록과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삭제된 문자메시지 등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혐의 입증을 확신하고 있으며, 추가로 김 조사관의 계좌로 대한항공 자금이 흘러들어 갔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김 조사관은 검찰에서도 조사 차원에서 연락을 주고받은 것뿐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편 국토부 조사 기간 대한항공 측과 20∼30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대한항공 기장 출신 최모 조사관의 경우 아직은 검찰 수사 선상엔 오르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의심을 살 만한 정황이 확인되거나 국토부로부터 수사 의뢰가 들어올 경우 추후 최 조사관도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