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표된 미국의 5% 폭풍성장,“선순환 구조진입”vs“일시적현상”

2014-12-24 12:23

[사진 출처: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세계 경제 침체 속에서도 올 3분기 미국이 ‘나 홀로 폭풍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 경제가 회복 단계를 넘어 ‘선순환 구조’에 본격 진입했다는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소비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로 5%를 기록했다. 올 10월 발표된 잠정치인 3.5%보다 1.5%포인트나 높고 지난 2003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4.3% 정도였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한파 등의 악재로 -2.1%를 기록했었지만 2분기 4.6%, 3분기 5%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도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incredible)’ ‘끓어오른다(sizzling)’ 등의 용어를 써 가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경제의 폭풍성장은 개인 소득 증가와 저유가 지속 등으로 소비가 증가한 것이 제일 큰 요인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업 투자와 정부 지출도 일제히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 마디로 말해 경제성장을 촉진시키는 모든 요인들이 작용해 이번의 폭풍성장이 가능했던 것.

미국 개인소득은 올 11월 전월보다 0.4% 늘었다. 올 6월 0.4% 이후 최대 증가치다. 올 3분기 미국 경제에서 7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 소비지출 증가율은 3.2%로 전분기보다 0.7%포인트나 올랐다.

미국 개인 소비지출이 미국 경제성장률에 기여한 정도는 올 2분기 1.75%포인트에서 3분기 2.21%포인트로 올랐다.

여기에는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물가 하락도 적지 않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로 -0.3%를 기록했다. 2008년 12월 -0.8% 이후 최저치다. 이 중 휘발유 가격은 6.6%나 급락해 소비자 물가 하락이 국제유가 급락에 기인한 것임을 시사했다.

자동차 서비스업체 AAA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미국의 일반등급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갤런(약 3.8ℓ)당 2.39달러였다. 올 2분기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3달러대 중반이었다.

AAA는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득이 하루에 약 4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올 3분기 미국 정부 소비지출과 투자 증가율은 4.4%로 전분기의 1.7%보다 두배가 훨씬 넘게 상승했다. 정부 소비지출과 투자 증가율은 2012년 3분기 2.7%에서 4분기 -6%로 급락한 이후 마이너스를 지속해 왔다.

이 중 연방정부의 소비지출과 투자 증가율은 9.9%로 급등했다. 연방정부의 소비지출과 투자 증가율은 2012년 4분기 -13%를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를 지속해 왔다.

정부 소비지출과 투자는 전분기에는 미국 경제성장률을 0.31%포인트 상승시켰지만 3분기에는 0.8%포인트나 올렸다.

특히 연방정부의 소비지출과 투자는 2012년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1.1%포인트나 하락시킨 이후 미국 경제성장률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올 3분기에는 0.68%포인트나 상승시켰다.

국내 민간투자 증가율은 7.2%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경제회복 정책들이 국제유가 하락을 계기로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는 일자리 증가와 개인 소득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 정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소비증가는 그 동안 잠재돼 있던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에 불과하고 일자리 증가도 비정규직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커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달 추수감사절 주말 매출은 지난 해보다 약 11% 하락했다. 또한 지난 달 미국 실업률은 5.8%로 2008년 7월 5.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전체 취업자 수는 전월 1억4728만3000명에서 지난 달 1억4728만7000명으로 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같은 기간 비정규직 노동자는 2679만6000명에서 2685만4000명으로 5만8000명이나 늘었다. 일자리가 비정규직 위주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난 달 신규주택 판매 건수가 연간 기준 43만8000건으로 전월보다 1.6% 감소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아직도 부진한 것도 신중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의 폭풍 성장은 세계 경제 회복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중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7%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현재 세계 경제 침체는 미국 경제 회복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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