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 한숨 돌린 KT, 유·무선 ‘끼워팔기’ 가속화?
2014-12-19 12:55
기가인터넷은 보통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서비스로 1GB 용량의 콘텐츠를 내려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8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사장 이인찬), KT(회장 황창규),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 등 통신3사는 올해 일제히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일제히 상용화하면서 전투준비 태세를 갖췄다.
또 통신사에 앞서 기가인터넷을 상용화한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사업자들도 내년부터 경쟁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가장 적극적인 쪽은 KT다. 전국적으로 압도적인 유선망을 바탕으로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TV(IPTV)와 위성방송 점유율을 전체 시장의 3분의 1로 묶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의 연내 법제화가 결국 무산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지난 17일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합산규제를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이른바 ‘비선실세 논란’ 불똥으로 상임위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KT는 이미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30% 가까이 가입자를 확보해 시장을 주도하는 ‘시장지배적 방송사업자’인데도, 현행 방송법이 위성방송에 대해서는 가입자 규제를 두지 않는 맹점 때문에 KT의 유료방송 시장 독점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료방송 업계는 KT가 초고속인터넷이나 집전화 같은 통신상품을 판매하면서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 상품을 끼워 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 실제로 KT동부산지사에서 관할 지역 일부 아파트에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이용료(월 8800원)를 6600원으로 할인해주고 가구 내 추가 TV에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지사장 명의의 제안서가 발송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 구입 시 보조금을 받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처럼 각종 끼워팔기로 유선 인터넷이 ‘무료’라는 인식이 굳어지면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 선도 사업자인 KT의 대승적인 결단과 자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