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본격화…최룡해·황병서 연설자로 나서 '쌍두 체제' 확인

2014-12-17 20:13
김정일 3주기…주석단 권력구도 변화 없어

북한의 3대 세습 지도자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기해 홀로서기에 들어섰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의 3대 세습 지도자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기해 홀로서기에 들어섰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룡해 비서는 이날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 결의연설에서 "김정은 동지를 단결의 중심, 영도의 중심으로 높이 받들며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워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전했다.

군부 1인자인 황병서 군 정치국장 역시 연설에 나서 "우리 총대는 영원히 변하지도 흔들리지도 않는 김일성·김정일총대, 김정은총대"라며 "김정은 백두산강국을 일떠세우겠다"고 맹세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추모사에서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은 우리의 운명이시고 미래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정치사상적으로, 목숨으로 결사 옹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면에 실린 정론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위대한 선군시대'에 이어 '위대한 김정은 시대'가 펼쳐졌다고 강조하며 "김정은 동지는 곧 백두산 대국이시며 백두산 대국의 약동하는 힘은 김정은 동지의 기상"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7일 오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를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를 하고 중앙추모대회를 거행했다. 사진은 김 제1위원장(오른쪽), 최룡해 노동당 비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이들의 발언은 앞으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가 열리는 만큼 유일지배체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노동당의 영도와 통제를 강화하고 군을 '김정은의 군대'로 만들어 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또 추모대회에서 젊은 김정은 시대를 대표하는 청년단체의 수장 전용남 청년동맹 위원장이 연설자로 나섬으로써 김정은 시대의 공고한 미래를 위해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청년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일 3주기 행사는 단순한 추모 행사가 아니라 김정일 시대를 완전히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간부와 전 주민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자리"라고 평했다.

이날 중앙추모대회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박봉주 내각 총리, 황병서 서열 순으로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추모대회에서 최룡해가 당을, 황병서가 군을 대표해 김정은 제1위원장 앞에서 충성을 다짐함으로써 이들이 향후 김정은 체제에서 노동당과 군을 이끌어갈 양대 핵심 측근으로 활약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박도춘 당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강석주 당 비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양건·김평해·곽범기·오수용 당 비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순으로 호명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는 작년 장성택 처형 직후 치러진 2주기 행사에 이어 이번 3주기 행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공식 직함이 차관급인 노동당 부부장이라는 점이 고려된 듯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통상 주석단에는 정치국 후보위원과 부장급 간부들이 주로 자리한다.

그외 참석자 중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의 경우 지난 7월 말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일각에서 숙청설도 나돌았으나 김정은의 농구 '개인 교사' 출신답게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 일부 탈북자 단체가 숙청을 주장했던 김경옥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김 제1위원장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