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조직개편 키워드 ‘슬림화’

2014-12-10 16:09
전자·금융 계열사 조직개편 마무리…축소·통합 등 몸집 줄이기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 삼성의 조직개편은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슬림화’로 요약된다.

10일 전자·전기, 생명·증권 등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2015년 정기 조직개편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전반적으로 조직의 몸집을 줄이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 역량을 모으는데 집중했다는 평가다.

최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11명을 승진시키며 지난해(85명)보다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임원 인사에서도 353명을 승진시켜 지난해 476명보다 임원 승진자를 줄인 것과 같은 맥락으로, 그룹 전반적으로 슬림화에 집중한 모습이다.

아울러 각 사업부에 산재한 공통 기능을 한데 모으고 관련 사업부들을 통합한 것은 관련 개발이나 영업 역량을 집중해 업무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조직의 몸집을 줄이며 핵심 사업에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IM(IT 모바일) 사업본부의 콘텐츠·서비스를 담당하는 미디어 솔루션 센터(MSC)의 기능을 분해한 것이 눈에 띈다.

MSC의 무선 관련 기능과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센터의 B2B 영업 실행 기능이 무선사업부로 배치됐다.

이는 실적부진을 겪었던 무선사업부로 관련 기능을 집중해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2개의 판매법인으로 운영되던 미국 판매법인을 1개 판매법인으로 통합하며 효율성 제고에 주력했다.

CE(소비자 가전) 사업 중심의 SEA법인과 IM 사업 중심의 STA 법인을 SEA법인으로 단일화해 뉴저지에 통합 본사를 운영하기로 했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CE와 IM의 판매법인을 단일화하면서 영업력을 배가시켜 시장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전기는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한 의지를 나타냈다.

삼성전기가 신설한 대표 직속의 신사업추진팀은 신상품 기획과 자동차용 부품 등 신사업을 전담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과 사업화에 집중한다.

아울러 기존의 CDS사업부(파워 및 통신모듈)와 OMS사업부(카메라모듈, 모터)로 나뉘어 있던 2개의 사업부를 통합하며 효율성을 높였다.

삼성전기는 이윤태 신임 사장이 반도체 설계 전문가인 만큼 전력반도체(PMIC)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기존의 9본부 3실을 9본부 2실로 개편하면서 흩어졌던 조직을 묶어 사업 역량을 모으는데 집중했다.

‘화공 프로포잘(Proposal)팀'을 '화공 프로포잘 본부'로 승격하고 ’MENA(중동·북아프리카)사업본부‘를 '화공사업본부'로 통합한 것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수행하는 프로젝트 대부분이 화공 관련 사업인 만큼 흩어져 있는 조직을 한데 모으는데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계열사에서도 몸집 줄이기 움직임은 이어졌다.

삼성생명은 투자사업부를 삼성자산운용으로 이관해 주식과 채권 투자부문을 일원화했으며 부동산사업부를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으로 넘기기로 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삼성생명이 100% 출자해 설립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다.

삼성화재는 해외사업실을 신설하며 해외사업 강화에도 힘을 썼다. 해외시장업무는 특화산업추진파트와 글로벌업무파트를 글로벌업무파트로 통합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국내 사업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않는 가운데 해외 사업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