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서울시 갑질 이제 그만"…10일 항변대회에 20개사 한자리
2014-12-08 11:20
#2. “약속한 시간보다 공사기간을 앞당겨 끝내라는데 공사가 그렇게 쉬운 일인가요?”
건설현장의 ‘을(乙)’로 불리는 건설사들이 발주처인 서울시의 ‘갑(甲)’질에 대해 성토하는 자리가 오는 10일 마련된다.
서울시는 이날 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강당에서 대한건설협회 서울시회, 한국건설기술관리협화와 공동으로 ‘갑·을 상생발전을 위한 을의 항변대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서울시는 건설현장의 갑을 관계가 법령이나 제도, 계약 조건 등 외형적 부분에서 상당히 개선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아직도 발주자 우위의 관행이 남아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항변대회를 기획했다.
항변대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2014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를 포함한 국내 주요 건설사 20개사 관계자가 참석한다.
이들은 건설현장의 잘못된 관행 및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건설사들은 비용 지급 없이 임의로 추가 공사를 시키거나 공사기간을 단축토록 하는 경우, 하자 원인이 불분명한 사항을 일방적으로 보수토록 하는 경우 등을 발주자 우위의 관행 사례로 꼽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이복남 서울대 교수의 진행에 따라 전문가 4인의 주제발표에 이어 시공사와 감리업체, 현장소장, 감리단장, 일반시민 등의 의견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문가별 발표 주제는 △김원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불공정계약과 우월적 지위 남용 실태’ △박주봉 건설부동산 전문변호사 ‘부당특약의 현황과 법리적 문제점’ △정원 계약 및 공정거래 전문변호사 ‘부당특약 실제 사례’ △황이숙 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 정책본부장 ‘건설기술용역 수행 중 갈등사례 분석 및 개선 방안’이다.
자유토론은 참석자들이 부담 없는 분위기에서 마음껏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별도 구성이나 역할 배정 없이 이뤄진다.
서울시는 항변대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해 자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시행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경우 법령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건설현장 을의 항변대회가 그동안 쉽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억울하과 애로사항을 제한 없이 표출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며 “서울시는 이 자리에서 건의된 내용들을 적극 수용해 부당한 갑의 행태가 개선될 수 있도록 현장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변대회 녹화영상은 서울시 인터넷방송 ‘라이브서울’(tv.seoul.go.kr)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