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추가인하론..."내년초 기준금리 1%대"

2014-12-07 09:00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일이 오는 11일로 다가온 가운데 해외 투자은행들은 내년 1분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오는 11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추가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저물가, 엔저 등의 영향으로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경기부양책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1%대를 기록하게 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12월 금통위에서 '멍석'을 깐 뒤 내년 1분기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은이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인하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잠재성장률이 올해보다 개선되지만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으로 수출 회복세가 저조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물가상승률 또한 올해보다 높게 나타나지만 물가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근거도 힘을 보탰다.

모건스탠리는 "엔저로 인한 원화가치 상승이 기업 설비투자에 부담을 주고 수출 증가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을 낸 뒤 금리를 움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종훈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정부의 지속적인 확장정책 방향과 더불어 한은이 내년 1분기에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 유럽 등이 경쟁적인 통화완화 정책에 나서는 점도 한은에는 금리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노무라증권은 한은이 12월에 당장 금리를 인하해도 '깜짝조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 한은이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번 회의에서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1.75%로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4월까지 한은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1.50%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기관들도 한은에 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례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한국도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디플레이션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현재 명목 정책금리가 2%로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물가도 사상 최저 수준이므로 실질금리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현 상황에서도 금리를 추가로 낮출 여지가 있고 좀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국내 경기 추이와 함께 주요국의 통화정책 추세를 지켜보느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이미 두 차례나 금리 인하를 단행한 한은은 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는 지난 9월말 현재 1060조3000억원으로 석달만에 22조원이나 늘었다. 내외금리차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외 금리차 축소로 당장 자본유출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내년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현 시점에서는 남은 금리인하 여력을 소진하기보다 향후 시장불안 고조 시의 대응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