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 나진-하산 프로젝트 합작사 경영권은 러시아

2014-12-04 14:19
우리기업 컨소시엄 "사업 안정성 대응책 강구"

남·북·러 3각 경제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러시아 시베리아산 유연탄 선적작업이 지난달 27일 나진항에서 이뤄지고 있다. 유연탄 4만500t을 싣고 북한 나진항을 출발한 화물선은 지난 29일 오전 6시께 경북 포항 앞바다에 도착했다.[사진= 통일부 제공]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유럽 물류통합구상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남·북·러 3각 경제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합작기업 경영권이 러시아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리 기업 컨소시엄이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상선·코레일 3사 컨소시엄은 국영기업인 러시아철도공사와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담당할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특수목적법인은 2008년 북한과 러시아가 3대7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북·러 합작기업 라손콘트라스의 러시아 측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라손콘트라스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사업 주체이다.

문제는 특수목적법인의 지분율인데, 최근 우리 기업 컨소시엄이 49%, 러시아철도공사가 51%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따라서 지분 구조상 라손콘트라스의 경영권은 지분율이 높은 러시아철도공사가 행사하게 된다. 협상 과정에서 지분율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최근 러시아산 석탄 시범운송으로 결실을 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우리 기업 컨소시엄의 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대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사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사업의 안정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이사회 구성 등을 통해 경영권을 일부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실무진은 모스크바를 오가며 별도의 채널로 합작기업 경영 참여 협상을 벌이고 있다.

3사 컨소시엄은 내년 상반기까지 러시아 측과의 본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의 다른 관계자는 "지분율 문제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참여 기업들이 대응책을 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형식상으로 경영권이 러시아 측에 가게 되지만, 협상을 통해 계약관계 속에서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며 "판로가 우리 쪽으로 오는 사업이라 어느 정도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기업 간 협상을 하는 상황이니 결과를 지켜보고 요청이 있으면 정부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역인 하산에서 북한 나진항까지 54㎞ 구간은 철도를 이용하고, 나진-포항 간은 해상으로 운송하는 복합물류사업이다.

시범운송 사업으로 러시아산 유연탄 4만500t을 실은 중국 선적 신홍바오셔호가 지난달 27일 나진항을 출발해 30여 시간 만에 포항항에 입항했다. 1일부터 석탄 하역작업이 시작됐다.

유연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로 옮겨져 고로에 들어가는 코크스 원료로 사용된다.

부동항인 나진항 3호 부두를 이용하는 이 사업은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치는 기존 항로보다 운송비 등이 10∼15% 절감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5·24 대북경제제재의 예외로 간주해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