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분신 논란 압구정 S아파트 용역업체 교체...100여명 해고 위기

2014-12-04 15:01

[경비원 분신 압구정 아파트/사진=MBN]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경비원의 분신 자살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서울 압구정동 S아파트 입주민들이 현재의 용역업체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지난 3일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 등 용역노동자 106명 중 대다수가 직업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달 19∼20일 전원 해고예고 통보를 받은 상태며 경비원은 이달 31일자로 계약이 종료된다.

동대표회장 이모(73)씨는 이날 저녁 입주자대표회의를 마친 뒤 "현재 용역업체와는 더 이상 위수탁 관리 계약을 맺지 않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각종 비리와 관리부실로 경비원 이모(53)씨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내부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도 우울증 환자를 취약한 지역에 배치한 것 자체가 관리능력에 문제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일하고 있는 경비원이나 환경미화원 등의 고용승계 여부에 대해선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 아파트는 전자경비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인 만큼 경비인력에서 고령자 비중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부터 경비업무에도 최저임금 100%가 적용되면서 경비원 인건비가 연간 10억원대 후반에서 25억원으로 32%가량 늘 것이란 이야기도 오갔다.

다만 이씨는 "인건비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면서 그보다는 자신들의 선행이 알려지지 않은데 대해서 배신감을 느낀 것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아파트측은 조만간 현재의 용역업체를 대체할 새 업체 선정 작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10월 7일 오전 9시 30분께 경비원 이모(53)씨가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린 뒤 불을 붙여 전신 3도 화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다. 이씨는 한 달만인 11월 7일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김선기 서울일반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이미 해고 예고 통지를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바뀔 거라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달 28일 파업을 결의한 해당 경비원들은 서울지방노동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한 상태며 이날 앞으로의 파업 돌입 시점과 투쟁 방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