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무선통신망의 독점력을 이용해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을 독식하려던 LG유플러스와 KT에 대한 이윤압착 행위가 인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무선통신망을 통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의 지배력을 이용해 이윤압착을 하는 등 가입고객에 대한 무선통신망을 독점하고 있는 LG유플러스와 KT에 대해 시정명령 및 62억원을 부과한다고 30일 밝혔다.

기업메시징서비스란 이통사의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기업고객이 거래하는 이용자의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해주는 부가통신역무다. 대표적으로는 신용카드 승인내역, 쇼핑몰 주문배송알림 등이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통신사는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무선통신망(기간통신역무)의 이용요금(건당 평균 9.2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저가 판매를 해왔다.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직접 시작한 중소경쟁사업자들은 무선통신망을 보유하지 않은 곳으로 LG유플러스·KT의 파렴치한 저가 공략에 제대로 된 시장경쟁을 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LG유플러스·KT가 시장의 효율적인 경쟁을 저해하는 등 ‘이윤압착(margin squeeze)’ 행위로 판단을 내렸다. 이윤압착이란 원재료를 독과점적으로 공급하면서 완성품도 동시에 생산·판매하는 수직통합기업이 원재료 가격과 완성품 가격차를 좁게 책정하거나 원재료 가격을 완성품 가격보다 높게 책정하는 등 완성품 시장에 경쟁을 배제하는 행위다.

이윤압착행위가 지속될 경우 다른 경쟁사업자들은 구조적으로 퇴출되는 등 공급할 기술이나 능력이 훌륭해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관련 시장은 기업메시징 매출액 및 점유율이 급증한데 반해 경쟁사업자들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반경쟁적인 효과가 발생해왔다.
 
기업메시징사업자의 점유율 변화를 보면 LG유플러스·KT는 2006년 29%에서 2010년 47%, 지난해 71%로 급증했다. 망을 보유하지 않은 경쟁사업자는 2006년 71%에서 2010년 53%로 뚝 떨어진 후 밑바닥을 맴돌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LG유플러스·KT에 기업메시징서비스를 무선통신망 이용요금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향후 5년 간 관련회계를 분리, 그 결과 및 실제 기업메시징서비스 거래내역 등을 보고토록 시정했다.

구체적으로는 각 사업자의 무선통신망 최소 이용요금에 인건비 등 생산관련 기타비용을 더해 산출된 가격보다 낮은 가격의 기업메시징서비스를 판매하는 등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이다.

사업자들은 각자 독점하고 있는 가입고객들에 대한 무선통신망 이용요금의 인하 등을 통해 법 위반행위를 시정할 수 있다.

회계처리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무선통신망을 이용하는 비용 또한 외부 판매가격(건당 최소 9·10원)을 반영해 처리하고 실제 거래내용 등은 공정위에 보고, 이행여부를 점검받아야한다.

이성구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은 “수직통합기업이 필수원재료에 대한 독과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이를 가공해 생산하는 상품의 가격을 원재료 이용가격 등보다도 낮게 책정한 소위 ‘이윤압착’ 행위를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며 “독과점적 사업자가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경쟁사업자를 퇴출시키고 시장을 독점하려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