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성계열사 인수로 '한화S&C' 중심 후계구도 가시화?
2014-11-26 16:24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한화그룹이 섬성그룹 계열사 4곳을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한화S&C 중심으로 후계 구도가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삼성그룹 방산‧석유화학 계열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빅딜'에서 인수 주최로 한화S&C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포함됐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나누어 가지고 있는 시스템통합(SI) 업체다.
이 회사는 현재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이 지분 50%를 가지고 있고, 차남 김동원 경영기획실 디지털 팀장 및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 등이 지분을 25% 씩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 및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을 지배하고 있는 한화의 지분구조를 보면 김승연 회장이 22.65%로 최대주주고 김동관 씨가 4.44%, 김동원‧김동선 씨가 각각 1.67%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 세 아들이 한화에 대한 지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화S&C가 지분 전량을 가진 한화에너지가 이번 삼성 계열사 인수 주최로 포함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방위산업을 하는 한화가 방위산업 계열사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하는 것은 명분이 있고, 석유화학사업을 하는 한화케미칼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인수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화에너지의 경우 발전전기 업을 하는 회사로 인수 기업들과 사업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
한화에너지가 삼성 계열사 인수로 규모를 키워 지배회사인 한화S&C의 기업 가치를 늘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S&C의 몸집을 키워 한화와 합병하게 되면 세 형제는 굳이 한화 지분을 매입하지 않아도 한화의 주요주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이 지난 2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한화건설 등 7개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며 공백기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 세 아들의 경영 참여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쏠린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오너가 소유하고 있는 한화S&C는 한화로 합병시켜 후계 구도를 정리하는 중요한 회사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향후 삼성SDS 같은 역할을 할 회사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에너지는 민관화력발전소로 주요 수요처가 석유화학 회사"라면서 “삼성 계열사 인수로 주 수요를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적이 좋고 사업적으로 필요해 삼성 계열사를 인수한 것"이라면서 "3세 경영 작업을 거론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