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글 놓고 EU와 대립각…"구글 문제 정치쟁점화하지 마라"

2014-11-26 10:37

미국이 구글의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인 유럽연합(EU)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구글]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미국이 구글의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인 유럽연합(EU)에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정부를 대표해 EU에 파견된 미국 사절단이 구글을 궁지로 몰아넣는 EU 의원들에게 "구글 문제를 정치쟁점화하지 마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이런 보기 드문 공식적 언급은 EU 의회가 구글의 검색 서비스를 다른 사업부문과 분리시키는 안에 대한 표결을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

EU 의회는 구글의 검색 서비스를 다른 상업적 인터넷 서비스들과 분리시키는 안을 놓고 27일(현지시간) 표결을 할 예정이다.

미국 사절단은 "경쟁상 손해가 무엇이고 잠재적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절차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 결과에 근거해야 하며 정치쟁점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미국 정부의 이런 개입은 구글에 대한 노골적 비판으로 널리 알려진 귄터 외팅어 EU 집행위원회 디지털 경제담당 집행위원이 회사를 분리해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자는 기존의 과격한 자신의 발상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과 때맞춰 이뤄졌다.

외팅어 위원은 최근 독일의 한 경제전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해체되거나 (구글의 자산을) 몰수해서는 안 된다"며 기존의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구글에 대해 특히 비판적이던 외팅어 위원의 이런 발언은 EU, 특히 독일에서 정치적 공세에 시달리던 구글에 예상하지 못했던 약간의 안도감을 주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치적 협력자이기도 한 외팅어 위원은 과거 구글에 대해 검색 결과의 중립성을 요구하면서, 구글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자료를 사용하면 EU 차원에서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비록 외팅어 위원은 구글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낮췄지만 27일로 예정된 EU 의회 표결에서 구글의 검색 서비스를 다른 상업적 서비스들과 분리하자는 안은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EU 의회를 구성하는 가장 큰 두 개의 정치 계파인 중도우파 성향의 EPP와 중도좌파인 소셜리스츠 그룹이 이 안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지만, 구글의 상황을 대변하는 미국기술무역협회의 에드 블랙 회장은 "구글에 대한 조사와 같이 정상적인 법적·경제적 원칙에서 벗어난, 정치적 동기가 있는 사건은 정책 입안자들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