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자 뇌에서 4년간 기생 기생충(촌충) 제거..환자 건강

2014-11-21 15:26

기생충 촌충(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 출처: BBC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한 영국 남자 뇌에서 4년 동안 기생한 기생충(촌충)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20일(현지시간) AF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과학자들이 한 남성의 뇌에서 4년 동안 기생한 희귀 촌충을 제거했다.

이 촌충은 4년 동안 뇌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5㎝를 이동했다. 촌충이 뇌에 침투하면 발작, 기억 상실, 두통을 수반하는 스파르가눔증을 유발한다.

웰컴트러스트생어연구소는 “외과 의사들이 이 촌충을 제거한 결과 환자는 전체적으로 건강하다”고 밝혔다.

제거된 촌충은 '스피로메트라'라는 기생충 종에 속한다. 지난 1953년 이후 세계적으로 300 건만 보고됐는데 감염 사례가 영국에서 보고되기는 처음이다.

이 촌충은 우연히 호수에서 감염된 작은 갑각류를 먹거나 개구리나 뱀 같은 양서류· 파충류 고기를 생식하면 감염될 수 있다. 혹은 중국에서 눈이 아플 때 쓰는 민간요법인 생개구리 찜질제를 통해서도 감염 가능하다.

의료진 중의 한 명인 데프로시니 그크라니아-클로차스는 “이런 종류의 감염을 영국에서 보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요즘은 지구적으로 여행을 하니까 이런 얄궂은 기생충도 가끔 생길 수 있다”며 “우리의 작업은 극소량의 임상 샘플만으로 기생충을 식별하고 특징짓는 모든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DNA 연구가 기생충 식별과 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세계적 차원의 기생충 게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운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 희귀 촌충의 게놈 서열도 처음으로 파악해 치료법을 검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