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KEY LAND 중국…정부 내 중국 전문가는 無
2014-11-21 06:01
기재부·산업부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중국 유학파 전무
일본·프랑스 1명씩, 나머지는 전부 미국
일본·프랑스 1명씩, 나머지는 전부 미국
아주경제 노승길·신희강 기자 = 현재 한국 경제는 중국을 떼어놓고는 논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이미 10년 전부터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자리매김한 데다 최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양국 간 경제협력은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경제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1급 이상 고위공무원 중 중국 경제에 대한 전문가는 전무한 상황이다. 외부 전문가를 통해 제언을 듣고 정책을 펼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제언을 정부 정책에 냉철하게 반영할 수 있는 책임자급 인물이 없다는 의미다.
20일 기재부와 산업부의 1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국외 유학 현황을 살펴본 결과 중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는 단 1명도 없었다.
최 부총리는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주형환 1차관은 일리노이대 경영학 석·박사, 방문규 2차관 역시 미국의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 외에 1급 직책인 정은보 차관보, 최희남 국제경제관리관, 김철주 기획조정실장, 송언석 예산실장, 문창용 세제실장도 모두 미국 유학파 출신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법학 박사를, 이관섭 1차관은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최경림 통상차관보, 김준동 기획조정실장, 박청원 산업정책실장, 황규연 산업기반실장, 우태희 통상교섭실장, 정양호 에너지자원실장, 이운호 상임위원 역시 마찬가지다.
산업부 내에서는 문재도 2차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영과학 석사를, 권평오 무역투자실장은 일본 사이타마대에서 정책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외에 성시헌 기술표준원장은 국외 유학을 다녀온 일이 없다.
한국경제에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정부 내 책임자 급 중국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최선의 정책 판단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정책을 펼치는 최일선의 공무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의 제언으로는 기민한 대응이 어렵고 한국경제의 정책 기조와 쏟아지는 제언을 현실성 있게 조화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전문가는 "한국과 중국은 현재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으로 한국경제가 중국이라는 디딤돌을 밟지 않고 성장을 논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론뿐인 중국 전문가가 아닌 그 나라의 문화, 성향, 정치 등을 피부로 느낀 현실적인 정책을 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2000년대 이후 (공무원의 국외 유학을) 비영어권 국가로 가게끔 장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전히 언어 문제로 영어권 국가에 편중된 실정"이라며 "중국으로의 국외 유학 장려와 함께 민간 중국 전문가들을 정부 내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등의 적극적 움직임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