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에서 인간을 버렸다" 김근 김경주등 젊은 문인들 자성

2014-11-17 14:48
한국작가회의 창립 40주년 '젊은 문학 선언' 발표..22일 서울시청서 행사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작가로서 우리가 체험해온 진실은 문학이 군중의 개념을 공동체의 개념으로 전이시키는 것에 있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문학은 공존이라는 인간의 문제를 잃어버렸고, 작품 속에서 인간을 버렸다"

 한국작가회의가 창립 4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젊은 문학 선언'을 발표했다. 

1974년 11월 18일 '문학인 101 선언'이 울려 퍼진 지 40년 만에 나온 '젊은 문학 선언'에는 세월호 참사 등 한국 사회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과 함께 현실과 괴리된 문학에 대한 자기반성이 담겨 있다.

 김근, 김경주, 진은영 등 젊은 시인들이 대표 집필한 선언은 "지금 저승은 우리들의 언어 안에 있다" "우리의 언어는 이웃을 찾아가지 못하고 고아(孤兒)가 되어간다" 등 철저한 자기반성을 했다.

 "남쪽 바다에서 침몰한 것은 어쩌면 우리가 인간이었다는 증명이며, 인간으로 일구어온 한국의 역사인지 모른다. 지금 한국 사회는 인간과 역사에 대한 심각한 물음에 봉착해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은 오는가, 역사는 진보하는가. 자본과 욕망의 거대한 괴물 앞에서, 작가로서 우리는, 문학이 지금-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야만의 시대를 뚫고 도래할 새로운 세계를 위해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임을, 문학은 믿고 믿는다"

 문인들은 "문학은 자기 안의 괴물과 맞서 싸우며 세계 앞에서 불감해 지지 않도록 소외된 자리를 돌보았고 가장 먼 곳까지 메아리를 남겨왔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공포와 무의식 속으로 너무 깊이 가라앉아 새로운 인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스스로 비판했다.

한편, 한국작가회는  '문학과, 희망의 백년대계'를 타이틀로 오는 22일 오후 5시, 서울시청 다목적홀(8층)에서 창립 4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고은 신경림 송기숙 백낙청 염무웅 현기영등의 원론 문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전인권, 윤선애애, 서울지하철 노조노리패패 소리물겨의 축하공연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