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이번이 첫 ‘샷 이글’이에요”

2014-11-17 00:00
KLPGA투어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 154야드 거리에서 6번아이언샷 곧바로 홀에 쏙…“골프 안될땐 골프에서 벗어납니다”

전인지가 2014시즌 KLPGA투어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한 후 인터뷰룸에 들어왔다.                                 [사진=KLPGA 제공]



‘프로가 생애 첫 ‘샷 이글’?’

전인지(하이트진로)가 16일 잭 니클라우스GC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4시즌 마지막 대회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에서 3라운드합계 12언더파 204타로 허윤경(SBI저축은행)에게 역전 우승했다.

그 우승의 발판은 이날 10번홀(길이 376야드)에서 나온 이글이다. 홀까지 154야드를 남기고 친 그의 6번아이언샷이 그린 프린지에 떨어진 후 굴러 홀속으로 사라졌다.

이른바 ‘샷 이글’(파4홀에서 두 번째 샷이 홀인되거가 파5홀에서 세번째 샷이 홀인되는 것)이었다.

전인지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생애 첫 샷 이글이었다”고 말했다. 뜻밖이다.

프로는 물론이거나 아마추어 중상급 골퍼들도 한 두 차례는 샷 이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샷 이글이 프로들에게도 쉽지 않은 진기록임을 방증한다.

전인지는 지난해 이 코스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샷 이글도 하고 통산 4승째를 거둔 것이 코스와 궁합이 잘 맞은 듯하다. 그는 “여기에서 라운드를 하면 언제 18홀을 다 끝냈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이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전인지는 10번홀에서 이글을 하고 11번홀(길이 382야드)에서는 3번우드로 티샷을 했다. ‘방어적인 공략이 아니었나?’질문에 그는 “방어적이지도 않고 공격적이지도 않다. 최선의 선택을 했다. 선수들은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공략을 하는데 나는 내가 자신 있는 거리를 남겨두려고 했기 때문에 가장 방어적이면서 공격적인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홀에서 148야드를 남기고 8번아이언으로 어프로치를 했다. 볼은 그린 경사를 타고 굴러 홀옆 40cm에 붙었고 버디를 잡았다.

전인지의 스트레스 해소법도 특이했다. 골프가 안될수록 골프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그는 “‘왜 안되지?’ ‘뭐가 문제일까?’ 하는 식으로 골프에 파고 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학교에 나가고 친구를 만나거나 과제도 많이 하면서 골프를 내려놓으려고 한다. 이 전 대회에서도 샷이 마음대로 안돼서 속상했는데 과제 하고 친구 만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진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전인지는 해외진출 계획에 대해 “미국L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에 나갈지 고민 많이 했다. 월드랭킹 자격으로 Q스쿨 최종전만 보면 됐었다. 그러나 외국 투어를 뛰면 학업을 병행하기 어렵고 골프가 안될 때 친구들 만나고 학교 가서 스트레스 풀 길도 없다. 그래서 대학 졸업을 하고 가도 되지 않나 해서 올해 Q스쿨을 포기하고 내년엔 국내 투어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어깨 부상을 당한 탓에 드라이버샷 거리가 많이 줄었다. 무리하면 스윙이 망가지기 때문에, 부드럽게 하느라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번 동계훈련 때에는 거리 늘리는데 더 집중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