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우수자만 기숙사 입사시키는 고교 실태 심각”

2014-11-12 11:32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성적우수자만 기숙사에 입사시키는 고등학교가 1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국 20개 지역 교육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성적 우수자에게만 입사를 허용하는 고교들의 기숙사 운영 실태’가 강원도와 세종시를 제외한 15개 시도 교육청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울 중앙고는 기숙사 입사 규정에서 신입생은 중학교 내신 30%, 진단평가(국영수) 70%, 재학생은 내신 50%, 모의고사 50%로 성적순 선발을 규정하고 있다.

경기 경화여고는 A관은 학기 내신 성적(50), 학력평가(50) 상위 48등 내외로 B관은 교과 및 학력평가 성적, 상/벌점 점수, 거주지 순 입소순으로 입사성적을 제한하고 성적별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 동인천고는 내신 성적 60% 이내로 등하교를 할 수 없는 지역에 살고 있는 학생 우선순위로 입사성적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평창고는 1순위(10%) 사회적 배려대상, 2순위 원거리 통학생(40%), 3순위 성적우수자(50%) 를 성적순으로 선발하는 등 사회배려대상도 성적순으로 운영하고 있다.

충남 부여여고는 학력경시대회(국,영,수,과) 도대회 동상 이상 수상자나 중학교 내신 147점(160만점), 선발고사 상위자, 재학생은 학력평가 계열별 석차순, 성적미달 퇴실은 석차 63등부터 운영하는 등 입사자격에 성정제한을 두고 있다.

충북 세광고는 우선선발로 상위1%, 수학경시대회입상자, 과학중점학교 우수자를 뽑고 시험선발은 고입전형(내신+연합고사)과 1차선발고사, 2차선발고사로 운영하는 등 우선선발 특혜를 주고 있었다.

대전 대전고는 국어, 영어, 수학 평균 2등급 이내인자와 배치고사 40%, 학력평가 60%로 입사자격 성적제한을 두고 있다.

경북 의성고는 입사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방정한 자중 원거리 및 성적 우수순으로 원거리 학생도 일정수준이상 학업성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경남 진주고는 내신석차 3% 이내를 우선선발하고 내신20%, 반편성고사 80% / 내신40%, 모의고사 60%를 반영하는 등 우선선발 특혜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무학여고는 내신성적 260점이상(300점만점) 우선입사, 이후는 배치고사 순으로 ‘통학거리는 고려하지 않음’이라고 명시해 지역자치단체 조례를 위반하고 있다.

울산 울산고는 성적순으로 입사 대상을 선발하고 있으나 입사규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기장고는 중학내신 50%, 배치고사 50%, 재학생은 계열 석차 50% 이내로 입사자격에 성적제한을 두고 있었다.

전북 제일고는 입학성적 또는 배치고사 상위 15% 이내로 재학생은 정기고사 성적 상위 15%로 입사자격 성적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전남 목상고는 선발고사 결과 20명 내외(성적순)로 성적상위를 우선선발하고 원거리 및 특별배려자는 정원 10%내 특별선발하는 등 우선선발 특혜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광주일고는 국어, 수학, 영어 내신, 모의고사 각 50% 성적순으로 선발하고 중학내신, 반배치고사 희망자는 성적순으로 선발하고 있다.

제주 오현고의 경우는 연합고사, 정기고사 상위 15% 이내의 성적순으로 수학, 과학 경시대회 입상자는 우선선발하는 등 우선선발 특혜와 입사성적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사 시설은 원거리 통학을 하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학교 측이 제공해야 하는데도 이들 학교들은 이런 기회를 성적 우수자들에게만 차별적으로 제공해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사교육걱정은 지적했다.

기숙형고교가 전국적으로 생기게 된 것은 교육부가 지난 2008년~2009년 기숙형고교 선정 사업으로 5773억원을 지원하고 150개 학교를 선정한데서 시작됐다.

당시 교육부가 기숙사 입사 선발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원거리 통학자로 할 것’, ‘그 중 기초생활 수급자, 한부모 가정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일정비율 포함할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었다.

기숙사 운영에 있어서도, 전인교육 프로그램, 잠재력 계발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 ‘입시 교육에 치우치지 않고 자주적 생활 습관을 함양’한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사교육걱정은 교육부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현재 고교의 기숙사 운영에서는 학교에서 거리가 먼 시골 아이들은 못 들어가고 학교 앞에 살아도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고3의 경우 주말과 휴일 외출도 안 되고 강제자율학습을 하고 학교 기숙사 내에 CCTV를 설치해 인권을 침해하며 학생들의 사생활을 감시 감독하는 경우, 학교 기숙사 내에서 선후배 간의 질서를 강조하면서 폭력사건으로 피해자가 목숨을 잃는 경우, 아침 일찍 점호 등을 하는 군대 내부반 식 기숙사 운영, 논술 등 학원 강사 특강 및 여러 특혜 제공, 기숙사동만 에어콘을 가동하는 경우 등 입시 실적을 위한 조치가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저ᅟᅮᆨ했다.

낙후한 농산어촌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학생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 수천억원의 국가 예산을 들여 시작한 기숙형고교 지정 지원 정책이 입시경쟁과 차별교육을 전국으로 확산시킨 결과가 됐다는 지적이다.

사교육걱정은 전국 고교들의 기숙사 시설의 확대 및 성적 중심으로 입사 기회 제공 특혜 문제는 학교가 갈수록 입시 실적을 위해 학원을 모방하고 있는 추세를 드러낸 것으로 대학 입시 실적을 위해서는 소수의 한정된 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학원처럼 이들에게 학교의 자원을 편파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위치를 망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은 고교 기숙사 실태가 특정학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많은 학교들에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각 시도교육청이 전수 조사를 통해 관내 고교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근절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사교육걱정은 학교들이 기숙사 입사 기준 및 운영 방식과 관련 대입 실적을 위해 병영형 기숙형 학원을 모방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교육적 타당성의 원칙만으로 기숙사를 운영해야 하며 교육부가 기숙형 학교의 실상을 파악해 비교육적 입시 교육의 운영 실태가 없는지 전반적으로 조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