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 전면금지한다고?…국회의원 사진전·서예전 ‘꼼수’ 꿈틀

2014-11-12 10:23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문수)가 11일 공개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퇴짜'를 맞았다. 특히 혁신안 가운데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세비 동결' 등에 대해 소속 의원들 대다수가 "인기영합적" "악세사리·화장 바꾸기"라며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사진=새누리당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문수)가 11일 공개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퇴짜'를 맞았다.

특히 혁신안 가운데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세비 동결' 등에 대해 소속 의원들 대다수가 "인기영합적" "악세사리·화장 바꾸기"라며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출판기념회가 '전면금지' 되면 '사진전' '서예전' 등 유사한 형태의 변종 행사가 판을 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문수 위원장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보수혁신위의 각종 혁신안을 처음으로 의원들에게 공개했다. 하지만 혁신안을 보고받은 100여명의 의원들 대부분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출판기념회 전면금지와 관련해 김성태 의원은 "국회의원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정도의 혁신안은 보수혁신이 결코 아니다. 김문수 위원장은 인기영합형 혁신안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도 "출판기념회가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손대야지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도 "출판기념회 금지까지 한 것은 좀 지나치다. 정가로만 하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박민식 의원은 "지금까지의 결과물만 놓고 보면 악세서리 바꾸고 화장 바꾸는 정도"라면서 "혁신이라는 것이 당장 국민들 박수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국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견디면서 설득하는 것도 중요한 혁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출판기념회 전면금지'가 이토록 의원들의 공분을 사는 이유는, 출판기념회야말로 가장 '모양새' 좋은 국회의원 후원 행사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를

실제로 국회의원 출판기념회장에서는 책값을 빙자해, 각계 인사들이 길게 줄을 지어서서 모금함에 '금일봉'을 넣는 관행이 이어져왔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출판기념회 개최 시 초선은 1억원, 중진은 2억∼5억원 안팎 등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설'이 나돌았다. 이로인해 불법 정치자금 모금통로로 변질된 출판기념회 관행을 깨는 것부터 '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돼 왔다.

논란이 이어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정치인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면 출판사가 그 저서를 현장에서 정가로 판매하는 것만 허용토록 한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최근 마련했다. 만약 출판 축하금의 명목이나 모금을 목적으로 돈을 받을 경우는 처벌하도록 했다.

중앙선관위의 이같은 방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누리당 혁신위가 '출판기념회 개최 전면금지'를 앞세우자, 의원들은 돈줄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큰 모양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 모금통로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면서 "출판기념회가 전면금지되면 캐시카우(cash cow : 수익창출원)가 부족한 의원들은 정치생명에 큰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출판기념회가 '전면금지' 되면 '사진전' '서예전' 등 국회의원 주최의 변종 행사가 열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야권의 한 인사는 "출판기념회는 의원들이 책을 통해 자신의 정치철학을 알리는 행사지만, 의원들이 각자의 취미를 십분활용해 사진전이나 서예전, 전시회, 음악회 등을 개최해 정치자금 모금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