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상위권 유리벽 자습 등 줄세우기 교육 심각”

2014-11-07 15:04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유리벽에서 자습을 하도록 하는 등 줄세우기 교육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교현장에서의 비교육적이고 불공정한 경쟁 교육의 실태를 바로잡기 위해 21일부터 전국 20개 시도를 순회하며 학교 교육 실태 파악 및 모니터링 활동을 시작한 결과 다양한 줄세우기 교육이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경기지역은 상대적으로 불법적이고 관행적인 촌지 관행 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부, 인천지역은 서울권 대학으로의 진학을 위한 부모들의 경쟁심리가 학교의 줄세우기 교육관행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차원에서 줄 세우기 교육을 조장하는 사례들도 발견됐다.

학력평가선도학교로 지정해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하고 이 예산을 다 쓰기 위해 성적우수자에게 밤 늦도록 수업을 시키는가 하면 교육청 주관 학년말 학력 평가가 1․2학기 전범위로 출제돼 학교에서 한달전부터 문제풀이를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교육청 산하 지역은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학년말 학력 평가가 전과목에 대해 1․2학기 전범위로 문제가 출제돼 시험전 한달 전부터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문제풀이를 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친구고발 상점제 만연, 무조건 야간자율학습, 학부모 총회시 사교육 강사 초청 강의, 학교 성적과 등수 공개 등도 확인됐다.

경기 교육청 산하 A 지역은 촌지 및 학교 비리 등의 관행이 전반적으로 나아졌으나 합격현수막 게시, 전교 50등까지 유리벽 자습실 이용, 등수를 알게 하는 변칙적 성적표 배부, 시험 후 상위자는 멘토, 하위자는 멘티로 지정해 부모와 학생에게 상처를 주고 한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해 교사들이 학원에 가라고 하는 사례 등이 확인됐다.

제보자 한 명은 "00고등학교는 전교 50등까지 유리벽으로 공개되어 있는 자습실에서 공부를 하도록 한다“며 ”이유는 다른 아이들이 보고 자극받으라고 그렇게 한다는데 너무 어이가 없고 속상하다"고 밝혔다.

다른 제보자는 "00중학교에서는 시험 끝나고 나면 성적순으로 반을 나눠 멘토와 멘티를 정해 짝을 지워주는데 반 내에서는 서로 성적 순위를 다 알게 되면서 수치심과 열등감을 부추긴다"고 전했다.

경기 교육청 산하 B 지역은 대규모 신도시 개발로 이주한 사람들로 교육열이 과열돼 줄세우기 교육이 강화되는 측면을 보였지만 음식물반입금지등의 공문을 통한 ‘간식넣는 관행’ 등을 해소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회’의 공식적 인정 후 돈을 걷는 행태, 전교 상위 등수 안에 드는 아이들만 받는 특혜와 ‘나만 아는 상과 대회’ 등 비교육적 관행이 확인됐다.

제보자는 "전교 상위 등수에 드는 아이들만 아는 특혜와 상이 따로 있고 중하위권과 상위권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하늘과 땅 차이“라며 ”거기에서 오는 위화감이 상당하고 유령취급 받는다고 느낀다. 성적 10% 아이들 위주로 모든 학교의 입시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다른 제보자는 "성적 우수자들에만 제공하는 자습실에 가면 카페트가 깔려 있고 정수기도 따로 있는데 공부 못하는 애들이 자습실 근처로 가면 교실로 돌아가라고 혼낸다“며 ”수행평가도 공부 잘하는 애들은 '건드리지 말라'는 태도와 인식이 도처에 있고 학생들 사이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고발했다.

경기 교육청 산하 C 지역은 과열된 교육열로 인해 지역의 중학교부터 선행학습 및 줄세우기 교육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서 설명 없이 프린트 위주 수업, 선행없이 들어가지 못하는 영어영재 디베이트반 운영, 성적순 도서관, 생특반(생물특별반), 물특반(물리특별반)등 각종 우열반,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석차를 교사가 개별적으로 가르쳐주는 행위, 과학탐구토론대회에 부모가 실험과 보고서 작성까지 다하고 학생은 외워서 발표만 하는 대회가 치러지는 일 등이 확인됐다.

한 제보자는 "이 지역은 대체로 대치동을 따라가려고 하는 경향이 커 합격 현수막이나 기타 줄 세우기 경쟁이 여전히 심하다“며 ”기숙사에 성적순으로 입주하게 하는 학교도 있다“고 밝혔다.

인천 교육청 산하 지역은 교육청과 교육부에서 내려오는 예산이 대다수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게 차별적으로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중학교와 고등학교 강타(강제타율학습)가 많고 학력평가선도학교 선정 교육청 예산 지원, 성적우수자들 야간보충수업 강제, 기숙형 학원을 모델로 한 기숙사 운영 등의 실태가 확인됐다.

한 제보자는 "교육청에서 그동안 학력평가선도학교를 지정하고 많은 예산을 지원해줬고 그 예산으로 성적 상위자들만 모아 밤시간까지 보충 수업 제공했다“며 ”논술•적성 관련 수업은 외부 강사를 불러오기도 하고 올해는 비용 부담을 학교와 학생이 5:5로 부담하지만 작년까지는 전액 학교에서 지원해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