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인수전, 교보생명vs중국 안방보험 2파전되나
2014-11-03 16:07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 한국 방문해 우리은행 인수 타진
아주경제 장슬기·박선미 기자 =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우샤오후이 중국 안방보험그룹 회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금융권 관계자들과 우리은행 인수를 타진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우리은행 인수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수 참여 의사를 밝힌 교보생명과 안방보험의 사실상 2파전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3일 우리은행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방한한 우샤오후이 회장이 금융권 전현직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우리은행 인수 관련 사항에 대해 논의했고 (인수)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며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30%) 인수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올해 초부터 우리은행 인수의사를 내비쳤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1월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구체적 매각조건이 나온다면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보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업계 3위의 건실한 보험사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최초로 보험사가 은행을 소유하는 '어슈어뱅크'가 탄생하게 된다. 게다가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보험업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12년에는 KB금융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LIG손해보험 인수에 6400억원을 투자한 후 자금여력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후보에서 제외됐다. 자칫 경쟁사가 없어 교보생명의 입찰 자체가 불가능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효경쟁이 성립돼 우리은행의 민영화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국내 대형 시중은행 경영권을 중국 자본이 차지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은 물론이고, 노동계와 금융소비자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반면 금융당국은 해외 금융회사들도 국내법상 적절한 인수 자격을 갖추면 우리은행 인수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0년부터 우리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해왔지만, 매년 진행된 매각공고에서 번번히 유효경쟁이 무산된 바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중국 자본이 우리은행 인수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일 수 있으나 그동안 경쟁업체가 없어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던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내심 반길 일"이라며 "현재까지는 안방보험과 교보생명이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은행 인수전은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