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후강퉁 소문만 무성한 잔치 될라

2014-11-03 15:05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중국이 애초 10월 말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실시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연내 시행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러나 중국 자본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뜨겁다. '중국 주식 1000만원어치면 10년 후 강남 아파트를 산다'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을 단 책이 불티나게 팔린다.

중국통을 자처하는 전문가도 몸값이 뛰고 있다. 증권사 투자설명회마다 이런 전문가를 못 모셔서 난리다. 후강퉁 지연에도 아랑곳없이 증권사는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투자설명회만 봐도 수도권을 넘어 지방 주요도시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우리 증권사가 이렇게 열을 올리고 있지만 후강퉁만으로 큰 돈을 벌 생각을 가진 것은 물론 아니다. 투자자가 국내증시를 외면하는 바람에 추락한 수익성을 모처럼 불고 있는 해외투자 바람으로 만회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러나 중국 주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밋빛 일색인 전망은 경계하라는 얘기다. 후강퉁은 자본시장을 전면 개방하는 것이 아니다. 거래한도를 두고 실시되는 만큼 초기 물량이 소진되면 관심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애초 투자 매력으로 제시됐던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가격 차이도 후강퉁이 늦어지면서 크게 축소됐다"고 말했다.

결국 어느 나라에 투자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국 펀드가 반토막 손실을 내는 바람에 펀드런 사태가 일어난 것도 10년, 20년 지난 옛날 얘기가 아니다. 최근 수년 사이 우리 투자자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혔던 중국 주식이 다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둔갑하고 있는 모습이 의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