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3분기 실적 ‘뚝’…유한양행만 ‘쑥’

2014-11-03 19:37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3·4분기 실적이 신통치 않다. 대부분의 업체가 매출과 영업이익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통 투명화를 내세운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 시행 등으로 영업 활동이 크게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3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 6개 제약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8%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은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3.7% 줄어난 1793억원의 매출을 거두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91.9%나 급감했다.

한미약품 측은 “당뇨신약 개발을 위한 퀀텀 프로젝트의 글로벌 임상시험 등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이 증가하고, 강력한 CP 영업·마케팅 정책을 추진하다보니 매출 성장이 일시적으로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동아ST 역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동아ST는 3분기 동안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9% 줄어든 1333억원의 매출에 만족해야 했다. 영업이익은 9.7% 감소한 138억원에 머물렀다.

동아에스티는 “영업 활동에 대한 한층 강화된 CP 적용으로 마케팅 활동이 위축되면서 전문의약품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CP는 기업 스스로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내부 준법 체계다.

제약사의 경우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개별기관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한 제품설명회, 의사 등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학술대회 참가 지원을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업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결국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의 3분기 매출액은 19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53억원으로 38.5% 쪼그라들었다.

대웅제약은 “세무조사와 관련 비용 등으로 수익이 일시 훼손됐다”며 “자체 의약품들의 지속적인 내수 성장과 함께 해외 수출도 가시화되고 있어 4분기부터는 정상 실적을 회복할 것”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지주사와 분할한 종근당도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4분기보다 각각 7.1%, 25.2% 줄어든 1273억원, 130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올해 업계 1위로 올라선 유한양행은 3분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유한양행의 3분기 매출은 25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9% 늘고,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4.4% 증가했다.

특히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 7394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최초 연 매출 1조원 달성에 바짝 다가갔다.

2·4분기에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던 보령제약의 경우 3분기엔 전년 동기보다 111.4% 늘어난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