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한 사랑' 추한상, 조달환이기에 가능했다
2014-10-27 11:12
자신감 결여, 사회성 부족에 후배 직원들도 무시하는 추한상(조달환)은 삼정그룹의 9년차 만년 대리. 기껏 하는 일이라고는 동기이자 그룹의 상무이사 장영철(김영훈)의 연애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것이었다. 마흔이 넘은 추한상의 심심한 인생에 드디어 희망을 찾는 순간이 왔다. 마케팅팀 신입사원 송연이(구재이)이가 입사한 것. 그녀는 추한상에게 특별한 하루하루를 선사하기 시작했다.
추한상은 '하얀 들꽃을 닮은 싱그러운 연이씨에게'라며 연이의 책상위에 꽃을 놓아두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를 부르며 연이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자신을 그저 '친구'로만 생각하는 연이를 보며 추한상은 더 외로웠다. 끌어안으면 안을수록 오히려 더 그리웠고 장상무에게만 웃고 있는 연이를 보는 것이 괴로웠다.
연이를 온전히 안을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버리지도 못하는 추한상. 사랑하면 할수록 무언가를 잃어가는 듯한 기분이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하지만 돌려받을 수 없어서 아픈 사랑'을 하고 있는 연이가 이해되기도 했다. 장상무와 스캔들에 얽힌 연이의 손을 잡고 나와 자신의 뺨을 때리게 했던 추한상. 그의 얼굴과 눈은 붉어졌고 연이는 서러움의 눈물을 토해냈다. 연이를 위해 모든 것을 뒤집어썼고 그녀의 마음을 가질 수 없었던 추한상은 회사를 떠났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5년 후. 추한상은 복사기 회사의 직원으로 삼정그룹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우연히 과장으로 승진한 연이의 책상을 보게 됐고, 그녀가 5년 전 자신이 건넨 쪽지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미소를 머금은 추한상, '사랑 그 쓸쓸함', 그러나 또 사랑했기에 미소 지을 수 있음을 전해준 최고의 엔딩이었다.
조달환은 '추한 사랑'에서 추한 외모를 가진 추한상 대리 역할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사가 된 입사동기의 여자 관계를 정리 해주는 찌질한 인물인데 흐리멍텅한 눈빛부터 구부정한 자세, 어눌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캐릭터다.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추한상은 조달환을 만나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됐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배우 조달환의 노력과 열정이 드라마의 몰입과 완성도를 높였다"며 "캘리그라피 실력이 뛰어난 조달환이 직접 '추한 사랑' 제목을 썼고, 추한상 캐릭터에 맞는 의상을 동묘 벼룩시장을 찾아 직접 구입하는 등 제작진 입장에서 신경 쓰지 못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준비하고와 스태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