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484억 들여 설치한 열차 자동제어장치(ATP) 제구실 못해

2014-10-27 10:02

[김태원국회의원]

아주경제 최종복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기존 열차에 설치된 ATS자동제어장치 보다 안전성과 운영 효율이 높은 ATP자동제어장치를 484억원을 들여 설치했지만 제작불량으로 인한 장애 등으로 기능을 차단한 채 열차를 운행한 경우가 월평균 92.7건에 달했다.

코레일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원 의원(새누리당, 경기 고양덕양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에 설치된 ATP자동제어장치는 총 413대로 일반열차에 321대, 고속열차에 92대가 설치됐다.

ATP자동제어장치를 설치하는데 소요된 비용은 총 483억9천978만원으로 일반열차에 399억5천814만원, 고속열차에 84억4,164만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문제는 기존의 ATS자동제어장치보다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이 높은 ATP자동제어장치를 500억원 가량의 비용을 들여 설치했지만 제작불량으로 인한 장애 등으로 기능을 차단한 채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부터 올해 9월말까지 5년 9개월 동안 기능을 차단한 채 운행한 경우는 총 7,161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 1,296건, 2010년 1,094건, 2011년 1,232건, 2012년 1,335건, 2013년 1,436건으로 증가추세에 있고, 올해 9월말까지 768건이 발생했다. 이는 월평균 92.7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원인별로는 제작불량이 3,72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취급미숙 971건, 원인불명 868건, 검수불량 219건순이다.

차종별로는 일반열차가 7,107건으로 대부분(99.2%)을 차지했고, 고속열차가 54건이다.

코레일 담당자에 따르면 “기존의 ATS자동제어장치는 일정속도를 초과해 운행할 경우 열차의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시키는 기능만 갖추고 있어 앞차의 사고, 고장 등 급박한 상황에 대비하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어 앞차와의 거리 등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취득할 수 있는 ATP자동제어장치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김태원 의원은 “5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기존의 자동제어장치 보다 안전성이 높은 ATP자동제어장치를 설치했지만 제작불량, 취급미숙 등으로 기능을 차단한 채 열차를 운행하는 경우가 월평균 93건에 달했다”며 “불량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한 유지보수 방법 마련하고 장애분석 매뉴얼 작성 및 교육 강화, 충분한 부품확보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