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대전고등법원 피고인 이동통로 벽화로 수놓아

2014-10-12 23:06
배재대 미술디자인학부 교수·학생들 재능기부

[사진=배재대 제공]


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 어둡고 을씨년스러웠던 대전고등법원 구속피고인 이동통로가 아름다운 벽화작품으로 수놓아졌다. 이 벽화는 대전 배재대(총장 김영호)미술디자인학부 교수들과 학생 30여명이 주말인 11~12일 이틀 간 재능기부를 통해 탄생된 것이다.

구속피고인들이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가는 이곳은 지하에 위치해 있는데다 길이가 60m에 이를 정도로 길고 조명마저 어두워 분위기가 매우 을씨년스러웠다.

이번 이동통로 벽화작업은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법원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예술법정 결실이다.

박홍우 고법원장이 청사관리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재대 이영우 교수의 자문을 반영해 추진하게 됐다.

이 교수는 동료 교수들과 함께 디자인을 기획해 법원 측과 여러 차례 협의를 마치고 벽화작업의 취지를 학생들에게 설명해 재능기부를 이끌어 냈다. 교수와 학생들은 이틀간 꼬박 작업한 끝에 총 길이 120m 긴 벽화를 완성했다.

이영우 교수는 “구속피고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로인 만큼 심리적 안정을 통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따뜻한 색감과 재미있는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김예린(3년) 학생은 “이곳을 이용하는 분들이 우리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좀 더 밝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작업을 했다”며 “많이 힘들었지만 특별한곳을 아름답고 의미 있는 곳으로 만들어 더 큰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수빈(2년)학생은 “법원하면 무겁고 무섭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런 예술작업을 통해 국민과 더욱 친근한 곳으로 바뀌길 바란다”며 “쉽게 하기 어려운 남다른 경험을 갖게 돼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고등법원은 지난 2월 박홍우 고법원장이 취임한 이래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법원을 지향하면서 청사로비에 그림과 시화작품과 걸고 음악을 틀어주는 등 다양한 접근을 시도해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