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ADT캡스 등 '영업지역 나눠먹기' 적발…"과징금 50억 철퇴"

2014-10-12 12:45
캡스·한국경보, 용역 거래 제한 합의…서로 경쟁 하지 않기로
지역 나눠먹기 담합도 약 10 4개월 간 이어와…

[사진=아주경제신문DB]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경비업체들이 각자 맡고 있는 지역에 진입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등 이른바 지역 나눠먹기 담합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남, 전남·북, 충남·북 소재 15개 시·군 지역을 대상으로 거래지역 또는 용역의 거래를 제한한 ADT캡스 등 기계경비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50억4400만원을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

기계경비는 경비대상 시설에 설치한 기기 등을 통해 도난·화재 등의 위험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관제시설 송·수신 장비다.

공정위에 따르면 캡스와 한국경보는 지난 2004년 10월쯤 전남 장흥지역에서 각자 확보한 계약물건에 대해 서로 영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서로 경쟁을 하지 않기로 용역 거래 제한 합의서를 작성하는 등 7년 가까이 용역거래 제한 담합을 저질러왔다.

하지만 한국경보의 경우는 공정위 심판을 받기 전인 2004년 3월 쯤 폐업하면서 피심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울러 캡스 등 다른 경비업체가 지역 나눠먹기 담합을 약 10년 4개월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캡스 등 경비업체들은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경남, 충북, 전남·북, 충남 지역 14개 시·군을 나눠 기계경비 물건을 서로 교환하고 양도한 고객 지역에 대한 영업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던 것.

캡스가 경남 남해·합천, 충북 영동, 충남 서천, 전북 순창, 전남 보성지역 등 6개 지역 계약물건을 타 업체에 넘기고 다른 업체도 계약물건을 양도하는 등 양사 간 영업경쟁을 피하는 식이다.

캡스 등 이들 경비업체가 거래지역을 담합한 결과 해당 지역의 시장점유율은 최소 95%에서 최대 100%에 달해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기계경비분야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신뢰성·통신네트워크 장치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과점적 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네트워크시스템 구축 등에 따른 자본집약적 산업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소규모기업보다는 대기업 소속 경비업체들이 대부분인 시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치안의 사각지대를 보완해 범죄 등으로부터 국민의 재산을 지켜주는 기능을 하는 기계경비업 분야의 담합행위를 최초 제재한 사례”라며 “수도권에 비해 경비물건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 시·군 지역에서 기계경비사업자들이 영업 손실 최소화를 위해 담합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